“노동자의 빼앗긴 이름 되찾는데 노력”

우리사회는 지난해 갑오년을 ‘지록위마’라는 사자성어로 마무리했다. 고의적으로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이는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내리라고 했지만, 비행기 돌리라고는 안했다. 56조 부채는 남겼지만, 실패한 자원외교는 아니다. 종북콘서트라고 말했지만, 종북몰이는 아니다. 해킹은 당했지만, 원전은 절대 안전하다. 담뱃값은 인상했지만, 국민건강 때문이다. 전시작전권은 연기했지만, 군사주권은 포기하지 않았다. 대통령 기록물이지만, 찌라시에 불과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지만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는 아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을 없애자는 것이지, 비정규직 확대가 아니다. 해고 유연성이지, 해고요건 완화는 아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올해 을미년을 맞아 노동자의 빼앗긴 이름을 되찾도록 노력 하겠다.
제주의 창세 신화 ‘천지왕 본풀이’ 중에서도 이러한 세상을 개탄하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천지개벽 후 세상을 구할 영웅의 탄생과 세상의 권력을 두고 승부를 벌이는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 사는 세상을 풀어낸, 조상님의 지혜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세상을 만들고 움직이는 것은 노동이며, 노동자다.
세상에 맞선 신화 속 영웅일 수는 없지만, 빼앗긴 이름을 되찾고 세상의 주인임을 선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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