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에 머문 제주 고용시장
‘외화내빈’에 머문 제주 고용시장
  • 제주매일
  • 승인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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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지역 고용현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외화내빈(外華內貧)’으로 요약된다. 겉으론 화려하나
속은 빈곤하고 부실하다는 뜻이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최근 발표한 ‘연간 제주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3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2000명(3.9%)이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0년 1만8000명의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최대 수치라 한다.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도 66.6%를 기록해 전년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이 또한 2009년(66.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표상으론 호조(好調)를 보이고 있지만 내용은 ‘속빈 강정’에 가깝다. 예컨대 1만5000명이나 늘어난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는 500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만여명은 고용 자체가 불안한 임시직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아킬레스건인 청년(15~29세) 실업은 매우 심각한 편이다. 제주도내 청년층 실업률(失業率)은 6.1%로 전체 평균의 3배를 웃돌며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나마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고용 조건마저 여의치 않다.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계약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전국적인 현실에서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고달픈 직장인의 애환(哀歡)을 그려내 큰 공감을 샀던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2년 계약직)보다도 못한 처지로 청년들이 내몰려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제주자치도와 관계당국은 ‘지표상 호조’에 만족하지 말고 ‘고용의 질(質)’ 개선 등을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은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탁상머리 행정만으론 난제(難題) 해결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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