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눈을 가지면 세상도 아름다워”
“아름다운 눈을 가지면 세상도 아름다워”
  • 이임진
  • 승인 2015.0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을 보는 눈 너무 소중
하지만 욕심의 근원이 되기도
“보이지 않기에 욕심이 없다”

홍채로 190가지 병소 파악
눈은 우리 인체의 블랙박스
믿음의 말도 전하는 ‘눈’

깊고 푸른 바다를 본다. 일렁이는 바다와 부서지는 하얀 파도를 본다. 깜깜한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작고 반짝이는 별들을 본다. 연자방아 찧는 토끼 그림자가 어렴풋이 보이는 달을 본다.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본다. 마치 온 세상을 다 담을 것처럼.

시각 장애를 가진 언니와 경남 창녕 우포늪이 있는 마을에 오디 체험을 갔었다. “언니, 오디에 벌레 벌레” 이렇게 외치는 사이 어느새 언니 입으로 새까만 오디랑 곁다리로 붙은 꼬물거리는 벌레가 들어가 버렸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스쳐가는 순간 언니의 한마디. “어머! 단백질 섭취했네”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후 식사를 하며 “언니 밥은 여기 있고 반찬은 여기 여기에 있어요. 괜찮겠어요?” 조심스레 물었다. “언니! 불편하지 않으세요?”

돌아온 대답은 “왜?  뭐가 불편해?” “내 입에  들어오는 음식이 어떤 맛을 낼지, 씹으면 어떤 느낌이 날지. 그 때마다 기대가 되고 너무 행복한 걸” 그리고 덧붙인 한마디. “선생님! 보이지 않기에 욕심이 안 생긴답니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 와 밤새 울었다. 눈이 퉁퉁 붓도록.

세상을 보는 눈, 너무나 소중한 우리 눈 가운데 검은자위를 홍채라 한다. 엄마 뱃속에서 잉태되는 순간 전두엽의 일부분이 눈이 되며 그 순간부터 엄마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 전두엽에서 오감을 느낀다. 모든 희로애락과 통증을 느끼는 곳이다..

홍채학은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물은 살아 있을 때만 볼 수 있다. 지문이 같은 사람은 100만명 중 1~2명 있으나 홍채가 같은 사람은 없다. 홍채는 정신과 육체가 같이 보이고 변한다. 시각 장애인도 홍채를 볼 수 있다.

오른쪽 몸 상태는 오른쪽 홍채에 왼쪽 몸 상태는 왼쪽 홍채에 나타난다. 현재까지 밝혀진 걸로 190여가지 병소를 볼 수 있다. 홍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은 현재의 건강 상태와 좌?우 장기 상태를 비롯,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약한 장기, 위나 장의 모양이나 상태, 혈액 속의 약물 중독 또는 독소 축적 여부, 체액의 산성 상태와 병의 원인 등이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면서 태풍 오는 날 바닷가를 걷다 파도에 휩쓸리고, 바람에 날려 송악산 분화구에 빠질 뻔했던 날이 있었다. 11코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 곶자왈을 걸으면서 노루와 마주쳐 소스라지게 놀라기도 하고, 오동통한 오소리도 보고, 빨간 독사도 봤다. 이 모든 게 제주의 자연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눈을 통해 전달돼 사람들을 정화시킨다.

“내가 저 아이와 일을 해서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저 아이와  함께 할 거다. 저 아이는 가슴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인연들이 연결될 주변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눈이 ‘믿음의 말’을 전하기 때문이다.

나는 눈으로 무엇을 보고 살아 왔는가. 매주 하늘을 날아 제주에 온다. 왜 이제야 얼었던 가슴이 녹고 닫혔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싶은가. 지금 조금씩 사람을 이해하고, 가슴에 새기고, 정을 내어 본다.

눈으로 보이는 것마다 갖고 싶고, 욕심이 나고, 질투가 생기고 당장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다음에 꼭 가져야지 하던 것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오늘 난 저걸 못 본거야. 저 사람은 저런 장점을 갖고 있네”라고 여긴다.

홍채를 통한 간접 경험이 내 살아감의 지표가 되고 스승이 된다. 눈은 우리 인체의 블랙박스다. 내 삶이 기록되고  생각이 저장된다.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라고 지울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 뇌는 망각이라는 기능이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고 잊혀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점점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조금이라도 나누려고 하는 것이다. 눈으로 아름다운 사람을 보고, 자연을 느끼고, 세상을, 인생을 알아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눈을 가지면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