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자기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이리 저리 눈치나 보며 뭉그적거리는 도 당국과 소위 도민의 대의기관이라는 도의회에 보내는 도민들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화순항 해군기건설과 행정계층구조 개편 등 찬ㆍ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제주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제주최대 현안에 대한 도와 도의회의 행보를 보는 눈이 그렇다.
특히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이들 두 단체의 처신은 정말 이들이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위해 필요한 조직인지 회의를 느끼게 할 뿐이다.
지금 해군은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의 당위성을 들어 지역주민들을 부추기면서 기지 건설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ㆍ종교단체 등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들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찬ㆍ반 양론으로 나뉘어 갈등과 분열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자칫 제주도민이 두 편으로 갈려 도민사회가 분열되고 균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제주도민의 총체적 삶을 아우르고 앞장서 이끌어가야 할 도 당국이나 도민의 심부름꾼으로서 도민의 소리를 도정에 반영해야 할 도의회는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찬성이든 반대든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고 어느 쪽에서든 도민을 설득해야 할 도와 도의회가 비겁하게 이리저리 눈치나 보면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도민입장에서는 존재가치가 없다 하겠다.
도민에 대한 책임도 없고 도정이나 의정활동에 대한 소신도 없는 이들 조직에 대한 도민들의 반응은 그래서 냉소적일 수 밖에 없다.
정말 제주도와 도의회가 도민을 위한 조직이라면 늦었지만 이제라도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고 도민갈등과 분열요인을 제거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