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머리 재개방, 너무 서둘러선 안된다
용머리 재개방, 너무 서둘러선 안된다
  • 제주매일
  • 승인 20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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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 해안’이 전면 통제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한 관광객이 낙석 파편에 부상을 입은 후에 내린 조치였다. 낙석(落石)이 발생하는 구간은 북쪽 진입로와 남쪽 해안가 등 400m에 이른다. 문화재청의 긴급 안전진단 결과도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사고 발생 두 달여 만에 서귀포시가 용머리 해안 재개방을 서둘러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낙석 등에 대한 뚜렷한 대비책 없이 재(再)개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내놓은 대책이라곤 사고 구역에 대한 통제와 함께 일부 위험구간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치, 관람객 안전모 착용 등이 고작이다.

 물론 서귀포시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 저변엔 출입통제 이후 인근 상가 등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불만 고조가 최우선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정밀 안전진단의 경우 결과가 빨라야 내년 초 나올 예정이고, 천연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인공구조물 설치가 어려운 점도 재개방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그렇다고 별도의 장치 없이 안전모 하나만 달랑 착용시켜 탐방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무책임한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방에 앞서 지역주민과 주변상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서귀포시 관계자의 언급은 차라리 변명에 가깝다.

 지난해의 경우 유독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다. 최대 악재인 ‘세월호 참사(慘事)’ 이후에도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한달여 뒤인 5월엔 고양버스터미널 화재와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로 29명이 숨졌다.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모두가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人災)’였다.

 우리가 무엇에 쫓기듯이 서두르는 용머리 재개방을 질책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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