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녀와 함께 시공원에 놀러왔지만 곳곳에서 널브러진 쓰레기와 깨진 술병 조각까지 보여 손녀가 다칠까봐 도로 돌아왔어요. 공원을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해도 되나요?”
강모씨(63·여)는 12일 오전 10시 손녀를 데리고 서귀포칠십리시공원 산책에 나섰지만 5분 만에 눈살을 찌푸리며 집으로 돌아왔고 푸념했다.
이는 공연장 등지에서 버려진 페트병, 담배꽁초, 깨진 술병 조각 등이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귀포시 삼매봉 입구에서 절벽을 따라 600m 구간에 조성된 ‘서귀포칠십리시(詩)공원’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눈총을 사고 있다.
서귀포칠십리시공원은 서귀포를 소재로 한 시·노래비 15기와 분수·파고라·연못 등의 조경시설과 농구장·족구장·파크골프장 등의 운동시설, 공연장·놀이터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날 서귀포칠십리시공원 곳곳을 살펴본 결과 공연장과 인근 잔디 공원 바닥 군데군데 깨진 병 조각이 있었고 온전한 소주병과 맥주병도 여러 개 있었다.
특히 공연장 바로 뒤에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가득, 공연장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흥건히 벌어진 술판 흔적이 더 눈에 띄어 이곳은 찾은 이들의 눈살을 저절로 찌푸리게 했다.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인해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인 상황에 놓여 서귀포시가 표방하는 ‘희망과 행복의 문화도시’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해 보였다.
심지어 공원 내 작가의 산책길에 설치된 한 작품의 경우 거울 자동문이 고장 난 채 방치됐으며, 산책길에 설치된 한 평상은 새의 배설물로 보이는 이물질이 잔뜩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이와 함께 이곳 농구장 인근 인도 100여 m 구간에는 누군가가 스프레이(락카)로 낙서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마저 그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서귀포시가 조성한 문화예술과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해서 제대로 된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칠십리 시공원은 재해위험지구여서 4개 부서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며 “쓰레기 방치 등은 현장을 바로 확인해서 지역 주민 등의 불편이 없도록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