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있는 일·학습병행제
매력 있는 일·학습병행제
  • 제주매일
  • 승인 201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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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폴리텍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김경모 교수

지난달 있었던 2015년도 신입생 선발 면접할 때다. 산업디자인학과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 학생이 대뜸 “이태백 아시죠? 교수님”하는 거였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 본인도 백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원을 했다고 것이었다. 학생의 진정성과 함께 교수로서의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최근 우리는 ‘일․학습 병행’이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고 있다.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이다. 어쩌면 이 제도가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는데 해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일․학습병행제란 기존의 교육훈련기관 주도의 인력양성 체제가 아니다. 채용할 직원의 교육훈련을 해당 기업이 주도하되 관련 교육훈련기관과 협업하여 기업은 주로 현장 실무훈련(OJT)을 맡고, 교육훈련기관은 이론(OFF-JT)과 실무교육을 함께 제공하여 직장에서 꼭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새로운 교육훈련제도다.

일․학습병행제는 참여 기업의 특징에 따라 산업계 주도로 진행되는 ‘자격연계형’과 ‘학위연계형’으로 나뉜다. ‘자격연계형’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하며 일과 학습을 병행한 뒤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을 받는 방식이다. ‘학위연계형’은 일을 하면서 산업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실무와 무관한 스펙 쌓기의 부담을 줄여 주는 제도다.

고교졸업예정자가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할 경우 기업에서 제공하는 체계적인 현장 실무훈련과 교육훈련기관의 이론교육 등 일련의 과정을 마치면 그에 맞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2년 또는 4년제 대학의 계약학과 과정을 운영하는 일․학습병행제 기업에 취업하여 일․학습병행제 과정을 이수하면 관련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학위연계형은 더 진화하여 파격적인 제도들이 추가됐다.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는 도내 최초로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학생(위탁생)들로 구성된 ‘1+2 학위연계형 일․학습병행제’ 별도반을 산업디자인학과 내에 만들었다.

도내 20여개 일반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16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우리 학교에서 1년간 취업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기술을 갖추어 관련분야 취업해 2년간 근무하면 전문학사 학위가 주어진다.

물론 교육훈련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전액 정부 부담이다. 취업․능력․경력․학위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어 안정적인 급여도 받게 되니 돌 하나로 5마리의 새를 잡는 ‘일석오조’, 그야말로 ‘파격’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제도다.

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고용노동부․한국폴리텍대학․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정책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능력중심사회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확대, 능력중심의 채용 및 보상문화 확산, 지역·산업계와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일․학습병행제 사업은 앞으로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고용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에는 3000여개 기업, 오는 2017년까지 1만개 기업이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게 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산업계 통용성을 갖춘 자격제도도 설계해 교육훈련을 마친 수료생에게 일․학습병행자격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용부는 일․학습병행 자격제도, 학습근로자 보호 등의 제도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근거 법률 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앞으로 우리 일상에서 ‘일․학습병행제’는 수시로 접해 친숙하게 느껴지는 단어 중 하나가 되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능력중심사회로 전환돼 청년들의 사회진입을 앞당기고 노동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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