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마천루 건립 경쟁
부르즈 할리파 828m로 최고
국내선 555m제2롯데월드
제주도 초고층건축물 필요
자연과 다른 새로운 시대 상징
‘제주다움’ 차원 접근 중요
우리 고향 마을에선 면사무소와 학교가 제일 크고 높은 건물이었다. 물론 높다고 해야 고작 2층이지만. 어릴 적 친구들은 이 건물들 주위에서 온갖 놀이를 하면서 그 시절 추억들을 만들어갔다. 지금은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그때는 최고였다.
당시 제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1974년 제주시에 세워진 제주칼호텔이었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어 제주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던 그 모습은 뭍으로 나가보지 못했던 어린 우리들의 눈을 휘둥그레지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친구들과 몰래 칼호텔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카이라운지에서 바라보던 제주시의 경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세계는 지금 초고층 ‘마천루’ 경쟁이다. 나라마다 저마다 최고를 표방하며 건축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최고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건립된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로 162층에 높이 828m다.
동남아 여러 나라들도 초고층건축물을 계획하고, 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 잠실에 건축중인 제2롯데월드가 123층․555m로 최고다. 국내에선 이외에도 100층이 넘는 초고층건축물 건립계획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제주에는 22층의 롯데제주시티호텔이 가장 높다. 그런데 최근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제주도 최고(最高) 고층건축물 주인공이 바뀔 전망이다. 56층 쌍둥이 건축물로 사업허가가 진행됐으나,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변경되어 38층 정도로 낮춰 시공을 추진하는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초고층건축물이 제주도에 생겨날지 관심이 높다.
제주도에서는 이 건축물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찬성과 반대 양측의 의견이 존중되면서 충분히 조율,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리라 기대한다.
고향 제주도를 위하는 건축 전공의 필자의 입장에선 ‘찬성’이다. 유네스코3관광과 세계7대자연경관 등 제주도의 천혜의 자연환경과는 또 다른 새로운 시대의 상징인 랜드마크로서의 초고층건축물은 관광 제주도를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다.
초고층건축물이 건립되면 일반적으로 주변은 교통․환경 등 많은 문제들을 야기된다. 하지만 이미 다른 건축물의 선례에서 보았듯이 많은 난관들은 극복될 것으로 전망해 본다.
우리 제주도는 세계에 자랑할 게 너무 많다. 그 가운데 건축적으로 멋있고 아름다운 고대 및 현대 건축물들도 이제는 많이 보존되고 건립돼 관광 제주를 알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릴 적 영향을 받았던 제주칼호텔처럼 ‘문화적 충격’을 줄 수 있는 랜드마크로서의 초고층건축물도 필요한 것이다. 각 도시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물들이 그 도시를 세계에 알려왔고, 이에 많은 이들이 그 도시를 사랑해왔다.
제주도는 관광도시로서의 다른 도시나 국가에 대해 지속적인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과감하고 지속적인 콘텐츠개발을 선도해야 한다고 본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프로젝트 등 초고층건축물에 대한 건축 정책적 방향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된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제주도를 대표하는 초고층건축물을 건축함에 있어서 기존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결정해선 안될 것이다. 특유의 디자인이 부각된, 상징성이 뛰어난 ‘제주다움’의 건축물을 건립할 수 있도록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주도의 정서를 바탕으로 건축적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제주도만의 느낌을 갖는 아름다운 건축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제주 고유의 스토리텔링을 개발, 보강돼야 한다. 제주도의 안목이 세계적인 안목이 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이는 제주도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지상과제이기도 하다. 제주드림타워의 성공적 해결을 바라며, 관광 제주의 위상을 드높이고 제주인들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