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산물의 소중한 가치
제주 농산물의 소중한 가치
  • 제주매일
  • 승인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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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제주 밭담이 지난해 4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늘 보아오던 돌담이라 감흥이 많이 퇴색됐던 제주 밭담에 대해 한번 더 생각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주 밭담은 제주의 생명산업이 걸어온 지난한 역사를 묵묵히 지켜왔던 포근한 이웃이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땀방울을 기억하고 있으며, 거친 바람과 눈비를 비껴 맞으며 오순도순 밭과 밭을 이어주는 시간의 고리가 아닐까 한다.

밭담을 생각하다보면 제주 1차산업의 오늘과 내일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제주에 사는 우리 스스로가 마치 밭담이 당연히 여기듯 감귤을, 당근을 그리고 수많은 생명들을 그냥 놓아두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제주의 1차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제주도 전체가 제주 생명산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집행하고 있다. FTA 대응은 물론 정책적 지원과 자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완벽할 수는 없다. 부족한 것들이 꼭 있다. 모두의 뜻과 생각이 일치하기 어렵듯이 모두가 만족할만한 방법 도출이 쉽지가 않다. 따라서 미래를 대비하는 방안의 수립은 지금처럼 서로 열심히 대화하며 연구하며 수립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제주 생명산업의 상품에 대한 우리의 인식 중 꼭 바꿔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의 표현, 단어다. 감귤을 보자. 싱싱한 감귤상품 이외에 한국의 모든 감귤주스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을 가공해서 만든 아주 뛰어난 제품이다. 외국산 오렌지주스를 이겨낸 경쟁력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우린 이러한 감귤주스의 재료를 ‘비상품 감귤’이라 부른다, 마치 상품이 못되는 버려지는 것이라는 씁쓸한 의미가 가득한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는 쓰고 있다. 감귤주스 원료인 감귤은 버려지는 감귤이 아닌 고부가가치 상품화를 위한 가공용 감귤이다. 절대 비상품감귤이 아니다. 마땅히 대접받아야 할 훌륭한 상품의 원료임에도 우리 제주도민들이 ‘비상품’이라고 폄하해 부르고 있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비상품감귤을 상품인 감귤로 판매하는 논리적 모순이 그것이다.

한 가지 더 위기 속 생명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현황조사와 체계적인 상품화 과정에 대한 연구와 관련 산업의 육성에 대한 실천이 필요하다. 지난 2012년 제주에서 생산된 채소의 국내 전체생산 대비 비중은 품목에 따라 적게는 13% 많게는 77%에 달했다. 제주의 자연이 품고 길러낸 생명자원의 위상과 점유율이 이렇다는 높다는 것을 모르는 제주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제주의 현실은 어떠한가. 과잉생산으로 팔 수 없어 애써 기른 작물을 갈아엎는 일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제주의 월동채소는 다른 지역 상품에 비해 특정 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채소류지만 우월적 경쟁요소는 제주 상품이 월등한 경우가 많다. 1차 생명산업 자원의 고부가가치 가공을 통한 가공상품화는 제주 생명산업의 또 다른 기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제주산 1차농산물의 가공상품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가공을 통한 원료 상품화의 가능성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적극적인 상품화의 의지와 기술과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는 민간 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지원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비상품이라는 표현을 버리고 고부가가치 가공용 상품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제주도민이 먼저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 남들도 인정해준다. 채소도 폐기하지 말고 경쟁력으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기른 우리의 생명을 우습게 만들지 말자. 우리가 아끼고 귀하게 대해야한다. 당연하게도 매일 보이는 제주 밭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이라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듯 우리의 농산물도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잊지 말자. 이제 구체적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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