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難興邦’ 정신으로 예산전쟁 끝내라
‘多難興邦’ 정신으로 예산전쟁 끝내라
  • 제주매일
  • 승인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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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 문제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와 도의회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박정하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예산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행정경비 예산에 대한 유래 없는 삭감은 기존 지출 관행을 개선하라는 도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도의회가 의결한 예산안을 존중하고, 예산상 어려움은 대규모 절감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을 앞세웠지만 도의회의 무자비한 예산 삭감에 ‘장군 멍군’ 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의 고충을 고려한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삭감 예산 가운데는 복지 등 민생 관련 사업비가 다수 포함됐다. 지금의 예산정국이 장기화하면 서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에 주름살을 더할 게 뻔하다.

‘예산 전쟁’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 서민들을 볼모로 ‘치킨 게임’을 할 때가 아니다. 한쪽이 물러서야 한다.

구성지 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난흥방(多難興邦)’ 정신을 강조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단결하고 분발해 부흥시키자는 뜻이다. 그 결심을 예산에 적용하기 바란다. 예산정국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집행부에 먼저 손을 내밀 것을 촉구한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도가 도의회의 권위와 위상을 무시한 정치적 미숙이 분명 있었다.

도의원들의 의원사업비 등 요구는 정당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도지사가 전국 방송을 통해 이를 공개한 것은 잘못이다. 정무부지사가 20억원 요구 당사자로 구 의장을 지목한 역시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예산 계수조정 때 구 의장은 ‘도민 손톱 밑 가시’를 누누이 강조했다. 도의회는 그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서민들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지는 게 이는 것’이란 말이 있다. 도의회가 양보하면 그 혜택은 도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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