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갈등' 대타협 위한 하나의 과정"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신년 대담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제주호’(號)를 이끌고 갈 지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원희룡 지사는 지난 6개월에 대해 제주를 좀 더 알아가고 새로운 발전의 틀을 만들어가는 시기라고 자평하며 제주해군기지 추진에 따른 갈등,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협치 및 인사청문회 논란 등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6개월을 이끌어온 소감은.
=부침이 있었지만 새로운 발전의 틀을 다지기 위한 과정이며, 제주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온 시기다. 현장도지사실을 운영하며 많은 도민들과 만났다. 해군기지 갈등 해소와 한·중FTA, 난개발 등 오래된 과제들의 차이를 좁혀나가고 있다.
▲새해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그동안 난개발 방지와 대규모 개발·투자 원칙 수립 등에 매진해왔다면 앞으로는 문화와 환경, 경제, 복지를 중심으로 한 제주의 미래 가치를 키우는 일과 과거 청산, 활기찬 민생 구현에 시동을 걸겠다. 특히 제주의 미래가 걸려있는 공항 인프라 확충, 복합 리조트 개발 방향, 친환경 정기차 보급확대 부분에도 역점을 두겠다.

▲오래된 지역 현안인 해군기지가 추진되는 강정마을 갈등 해소 방안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진상조사 등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는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진상규명에 의한 명예회복도 있지만 해군 측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진상규명은 공사 중단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해군은 진상규명의 한 당사자이지, 진상규명을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해군을 빼고 진상규명 할 순 없다. 해군은 해군대로 주장할 것이고 판단은 도민이 할 것이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과 관련, 도민의견을 수렴해 전달하겠다는 뜻은.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하다보면 거기서 결론이 날 수 있고, 수용여부만 도민의견일 수 있다.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이 가능하다면 비용과 그에 따른 재원조달 문제가 나온다. 여기에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면 도민들이 어떤 의견들인지, 결정은 나중 문제이고 충분한 공론화로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제주공항 인프라 2022년 완공 가능한가.
=통상적인 절차로 가면 2021년 착공이다. 청와대와 정부부처, 정치권 등에 건의해 사업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역별 분리투자 및 분리발주를 하면 된다.
▲교통문제 해결 시 드림타워 허가할 것인가.
=드림타워 높이를 기존 56층에서 38층으로 낮춰 신청됐다. 의견 차이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 교통문제만이 아니라 상하수도, 쓰레기 등 복합적인 사항들에 대해 도민 우려를 해소하는 과정을 넘어야 한다.
▲무분별한 자본에 대한 진입장벽 필요하지만 정책집행 차원에서 일관성의 문제가 있다.
=더 큰 백년대계를 가는 과정상에서 우리가 들이는 ‘비용’이다. 그게 두려워서 기존 허가 사업들을 다 해주면 난개발이 이미 돼버리는데, 그때가서 난개발을 막는다고 할 게 없다.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제주변화를 위해 꺼낸 ‘협치’. 도의회 반발 등을 극복하고 큰 틀에서 이끌어나갈 방안은.
-협치는 하나의 정신이고 방향이다. 이것을 낮은 단계 할지, 고도의 협치로 할지는 사람들간의 협의가 돼야한다. 협치라는 것이 내가 뭘 만들어서 주는 게 아니다. 민간참여에다가 도지사 권한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제주형의 협치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협치가 경기도 연정과 비교된다.
=경기도의 연정은 관(官)이 주도하는 것이고 제주의 협치는 민간 참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도지사가 가진 권한을 내려놓고 협력하는 본질 면에서 비슷할 수 있지만 형식적으로 자문하는게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일정 정도 민간과 나눠서 일을 같이 하자는 것과 구분돼야 한다.
▲행정시장·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 평가
=도지사 권한을 내려놓고 도입한 인사청문회가 건전한 검증기회로 뿌리 내리길 바란다. 시행 착오는 있었지만 크고 작은 성취나 실패를 겪으며 검증을 거친 사람은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도민의 편에서 일을 할 것이라고 본다.
▲예산처리 과정서 진통 등 제주도의회와의 소통에 문제가 많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논란을 무마하는 것보다 갈등이 생기더라도 드러내놓고 합리적인 조정과정을 거치는게 제대로 소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고쳐야 할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 그리고 갈등도 소통과 대타협을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의회와 새로운 신뢰의 기반 속에 상생과 협력에 힘쓰겠다.
▲국제 수준의 카지노 감독기구 도입은 언제쯤이고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1월 조직개편이 이뤄질 예정이고 시작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간다. 도청 내 국이나 담당관 형태로 감독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카지노를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관리를 잘 해 나갈 것이고 철저히 투명하게 하겠다.
▲자연, 문화, 사람이 가치 키우는 제주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자연과 제주 사람들이 계승해 온 정체성, 도전정신, 문화에 기초해 창의성을 더한다면 제주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전통과 문화가 있고 여유로운 생활도시로서 품위가 있는 고품격 체류형 휴양관광지, 더 나아가 생활 속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스마트 비즈니스 도시 제주를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양은 평화와 화목을 상징한다. 이 기운을 받아 제주 공동체가 화목하게 함께 일하고 함께 누리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대담=김철웅 편집국장
정리=이정민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