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2015년은 광복(光復) 70주년이 되는 해다. 사람 나이로는 칠순, 고희(古稀)이다. ‘광복’이란 무엇인가. 빛을 회복했다는 즉, 탈취 당했던 주권을 되찾았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타력(他力)에 의해 남의 속박으로부터 풀려났다’는 의미의 ‘해방’이라는 말은 탐탁치가 않아 보인다.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서도 종전 ‘민족의 해방’이라고 했던 소제목을 ‘민족의 광복’으로 수정해 사용하고 있다. 잘 한 일이다. 어쨌든 우리는 36년간의 일제강점에서 벗어나, 이제 그 배(倍)에 가까운 70번째의 해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국권침탈·식민지배·피압박민족이라는 수모와 분노는 어느 정도나 극복해 왔는가. “일본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는 이틀을 가지 않고, 분노의 감정은 사흘을 넘지 못한다”는 빈정거림처럼, 유야무야 세월만 흘려보낸 것은 아닌지 가슴 한켠에 우려가 없지도 않다.
독도만 해도 그렇다. 일본은 수많은 자료와 주장을 내세우며 망발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 온갖 감언이설로 국제사회를 현혹하려 한다. ‘다케시마(竹島)’라는 이름까지 지어놓고 자기네 소유라고 떠들어 댄다. 개탄할 일이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 단순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노래만 부르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엄연한 우리의 국토로서 대한민국이 영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됨은 무슨 까닭인가. 실제 우리 국민들은 독도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역사적·실질적으로 독도는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다. 서기 512년(지증왕 13년) 신라는 현재의 울릉도와 독도를 통칭하는 이른바 ‘우산국’을 정벌, 복속시켰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려 1500여 년간이나 우리가 지배해오고 있는 섬이 바로 독도다. 이는 ‘삼국사기’와 ‘신라본기’를 비롯해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국가차원의 문헌과 각종 고지도를 통해 확실히 입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 왜 이토록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인가. 우리의 대응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아예 발 붙일 틈조차 없게끔 완벽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과감한 현상 타파적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방어수단을 바꿀 필요가 있다. 경찰과 함께 군(軍)이 주둔해야 한다. 해양강국을 지향하며 영해를 지키는 해군과 해병대가 맡아야 한다고 본다. 국방의 임무는 국군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 외교마찰 운운하며 소극적으로 응수하다보니 일본이 지속적으로 ‘아니면 말고’식으로 덤벼들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이나 중국 등 초강대국과 맞먹는 군사력을 구비하고 있다. 20세기 초 총칼을 앞세워 우리를 침탈했던 저들은 지금, 경제를 뒤흔드는 경제침략을 꾀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의 한 보수주간지는 ‘경제정한론(征韓論)’이라는 표현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정한론이라는 게 뭔가.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이전부터 툭하면 내뱉는 그들만의 상투어(常套語)다. 우리 대한민국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망발과 망언을 무차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핵(核)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들로서는 언제든 깨어 있어야 한다. 올 한해도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터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적 숙원인 ‘통일’이다. 그러나 당장 시급한 것은 눈앞에 부딪치고 있는 북핵의 해결과 일본과의 관계 바로잡기다.
새해 첫날 덕담으로 칼럼을 시작하는 게 도리이겠으나, 하도 시국이 하수상하니 어쩔 수없이 딱딱한 글을 쓰고 있다. 공자는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라 했다. “인생 70이 되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가르침이다. 100여 년 전,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강한 대한민국’을 새해 첫날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