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迷兒豫算’ 1680억 道채무 갚아라
차라리 ‘迷兒豫算’ 1680억 道채무 갚아라
  • 제주매일
  • 승인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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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는 29일 밤늦게 총규모 3조8194억원의 2015년도 제주도 예산안 중 4.4%, 1682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도의원 1인당 공약사업비 10억+의원사업비 10억=20억원의 예산 반영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한  도와 도의회는 ‘부동의’와 ‘부결’로 맞서면서 ‘준예산’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그러나 연도말을 사흘 남겨 둔 29일 밤늦게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됨으로써 ‘준예산’ 사태는 피해 갔으나 ‘2차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도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1682억원을 삭감, 이중 예비비로 1억9200만원을, 나머지 1680억800만원을 내부유보금으로 증액해 통과시켜버렸다. 전국 자치단체 중 예산심사과정에서 총예산안의 4.4%를 삭감해서 통과시킨 예는 거의 없다. 기껏해야 2% 안팎 정도다. “도의원 1인당 20억원 예산 증액이 ‘부동의’ 되자 그에 대한 보복성 예산 삭감이 아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예산안이 도의회를 통과했으나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집행부는 한층 더 심기가 불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민선6기 도정의 재정운용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하지만 도가 ‘재의’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뿐이 아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심사가 있을 터인데 그때 가서 본예산안에서 삭감돼 ‘내부유보금’으로 돌린 ‘미아예산(迷兒豫算) 1680억800만원’을 놓고 집행부와 의회가 다시 ‘떡반’ 싸움으로 ‘2차전’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26일 ‘지역원로 송년간담회’에서 원로들이 도와 도의회를 향해 “싸우지 말라”고 충고 했으나 싸움은 도리어 장기화할 조짐이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져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지만 ‘도민들의 등’은 터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싸움의 불씨를 없애기 위해 내부유보금 1680억800만원 전액을 도채무(道債務) 갚는 데 써라. 도의회도 1680억800만원을 내부유보금으로 돌려도 집행부가 견딜만 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삭감했을 것이고, 집행부도 1년쯤은 견뎌 낼 수 있을 줄 안다. 도와 도의회가 협의해서 ‘미아예산’을 도의 채무에 써야 상하 좌우가 모두 편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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