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방송에 출연, “도의원 1인당 재량사업비 20억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일파만파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도의회 쪽은 “재량사업비 20억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까지 불사 하겠다”고도 했다.
‘20억원’에 대해 도의회의 주장은 이렇다. “의원 공약사업비 10억원은 이미 원희룡 지사가 약속한 것이고, 다른 10억원은 기존의 의원사업비 3억3000만원을 10억원으로 증액해 달라는 것이므로 서로 연결 시켜서는 안 될 별건(別件)”이라는 요지다. 즉 의원공약사업비 10억+의원사업비 10억=20억은 재량사업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다.
집행부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2012년 감사원 지적으로 의원 재량사업비가 없어지자 그 후 편법으로 생겨난 것이 ‘의원사업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의원사업비든, 공약사업비든 성격상 과거의 재량사업비와 흡사하다는 생각인 것 같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재량사업비 20억원이든, 의원공약사업비+의원사업비 20억원이든 다 같이 20억은 20억이다. 그리고 어느 쪽 20억이든 예산에 반영되면 의원 1인당 20억원씩 41명에게 800억원이 넘는 공약 및 의원사업비가 돌아간다는 점이다. ‘20억 대(對) 20억’… 서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집행부와 의회의 싸움은 어찌 보면 본질을 흐리려는 교언영색(巧言令色)에 다르지 않다. 참으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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