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 고교체제개편·혁신학교·9시등교
진보·보수떠나 새로운 실험 본격 추진
학부모들 내년에는 교육계 소식에 귀 바짝 기울여야
교육계가 기존 교육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형사업을 목전에 두고 분주한 형국이다.
진보·보수할 것 없이 중앙 정부나 지역 교육청 모두 21세기 국제화 및 웰빙 추세에 맞는 새로운 교육적 질서를 추구하면서 2015년 교육계는 무척이나 분주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제주지역에서는 '고교체제 개편'이 최고 이슈가 될 전망이다. 평준화 일반고 정원을 늘리고 읍면지역 일반고를 예체능고 및 대안학교 등으로 특색화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최근 고교체제개편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데 이어 오는 29일 첫번째 대도민토론회를 시작으로 내년말까지 개편안을 완성, 2017학년도 고교 입학전형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고교체제개편이 성공하면 인문계와 실업계로 양분되던 학교 선택의 폭이 자신의 적성을 찾는 쪽으로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9시 등교'로 익숙한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공약도 내년부터 학교별 자발적으로 시행된다. '0교시'가 실질적으로 폐지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을 독서·토론 등 국제학교 수업 방식으로 바꾸는 '제주형 혁신학교'가 내년 납읍초·수산초·애월초·종달초·무릉초중학교 등 다섯 곳에 도입된다.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깨고 새로운 공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을 지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은 '보수' 박근혜 정부라고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부터 중학교 총 6학기 중 한 학기를 시험없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키로 한 데 이어(현재 제주지역은 전면 시범 운영중), 유럽과 미국처럼 9월에 신학기를 시작하는 '가을학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가을학기제'는 현행 유·초·중·고·대학교의 회계연도(1월부터 12월까지)를 바꾸는 작업이면서 대입 수능과 학생들의 취업 주기 및 기업의 채용 시기, 공무원 시험 일정 등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또, 주요 국정과제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유아들의 교육과 보육을 일원화하는 '유보통합' 실시를 추진하고 있다. 총리실 산하에 추진위를 구성, 현재 제주지역을 제외한 전국 각 지역에서 현장 관계자 간담회를 마친 상태다.
유보통합은 두 부처로 나눠진 정부의 예산과 인력, 행정력의 손실을 막고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수준의 유아 교육을 제공한다는 좋은 취지로 추진되고 있지만 기관 명칭에서부터 재무회계규칙, 교사간 임금격차 해결, 교사 양성체계 기준 마련 등 합의를 이뤄내야 할 요소가 많아 현장에서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교육현장의 혼란도 예상된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나 대통령이 바뀌면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기존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요하는 대형사업을 많이 기획하고 있다"며 "내년 한 해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 교육계 소식에 어느 때보다 귀를 바짝 기울여야 혼선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