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설’ 진상 밝히고 누군가 책임져야
‘20억 설’ 진상 밝히고 누군가 책임져야
  • 제주매일
  • 승인 20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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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KBS라디오에 출연한 원희룡 지사의 ‘도의원 1인당 재량사업비 20억 요구’ 발언으로 촉발된 집행부와 도의회의 충돌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는 중대사다.

이의 진상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원희룡 지사든, 아니면 구성지 도의회 의장이든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 사과 한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다.

도의원 1인당 재량사업비 20억원 요구설이 전파를 타자 도의회는 원희룡 지사를 몰아붙였다. “도지사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도의원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고 공격하는가 하면, “도의원 1인당 20억원을 요구한 도의원이 누구냐, 이름을 밝히라”고 다그쳤다. 심지어 “원희룡 지사가 일방적으로 자기주장을 언론에 떠들면서 도의회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이뿐이 아니다. “원희룡 지사가 의회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20억원을 요구한 도의원이 누군지 이름을 밝히라”는 요구에 응답한 것은 원희룡 지사가 아니라 박정하 정무부지사였다. 그는 지난 23일 도의회에 출석해 “20억원 요구는 지난 9월 중순 구성지 도의회 의장에게 직접 들었다”고 폭로했다.

박정하 부지사의 폭로를 증언한 또 한사람이 있다. 바로 도청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이다. 그는 “9월 중순, 구성지 의장이 박정하 정무부지사와 함께 자신을 집무실로 불러 새해 예산에는 지금까지 관행을 바꿔 의원 1인당 20억원을 배정해 주도록 제안 했다”고 증언했다.

구성지 의장의 얘기는 다르다. “재량사업비 20억원 요구는 내 입으로 말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도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누구 말이 옳은지 종잡을 수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원 지사-구 의장 중 누군가 도민을 우롱하고 우민시(愚民視) 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통이 터질 일이다. 혈세 20억씩, 도의원 41명이면 800억이 넘는다. 이게 어디 어린애 장난인가.

구성지 의장이 진정코 20억원을 말 한 적이 없다면 명예훼손이 이만 저만 아니다. ‘법적 대응 불사’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그렇다면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서 거짓말 한 쪽은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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