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읽었던 인터넷 기사가 생각이 난다. ‘훈훈한 영국마트’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기사는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세인즈버리(Sainsbury)’에 대한 것이다.
영국의 3살 반 된 릴리라는 아이가 세인즈버리(Sainsbury) 마트에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의 내용은 “왜 호랑이 빵이 ‘호랑이 빵’이냐”는 것이다. “호랑이 빵이 아니라 기린 빵이라고 해야 한다”는 밑도 끝도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다소 황당한 릴리의 편지에 세인즈버리 고객담장자는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진짜로 빵 이름을 ‘호랑이 빵’에서 ‘기린 빵’으로 바꿨다고 한다. 답장만으로도 대단한데 빵 이름 까지 바꾼걸 보면 정말 고객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 같다. 정말 사진을 보니 왜 호랑이 빵이 아니라 기린 빵인지 알 수 있었다. 빵 무늬가 호랑이 무늬보다는 기린 무늬에 가까웠다. 3살짜리 릴리가 ‘조그만 도전’으로 빵 이름을 바꾼 것이다.
지난 6일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 포상식에 참석, 수상 청소년들에게 포상메달을 증정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뜻 깊은 자리였지만 자기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도전을 이루어 낸 청소년들을 격려하는 자리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청소년 활동 중에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라는 제도가 있다. 만 14~25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신체단련·자기개발·봉사 및 탐험 활동을 통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자신 및 지역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갖도록 하는 국제적 자기 성장 프로그램이다. 이와 비슷한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는 한국형 성취포상제라고도 불리며 더 어린 연령의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는 자신이 평소에 하고 싶었던 가치 있는 활동을 스스로 정하고, 계획해 매주 지속적인 활동을 함으로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우게 된다. 좋은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는 습관도 길러 준다. 또한, 개인별 맞춤 성취목표에 따라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찾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함께 활동하는 친구들끼리 1등, 2등을 가리고 비교하는 목적이 아닌 내가 이루고자하는 인생의 작은 목표에 대한 자신과의 약속에 대한 도전으로 끈기를 익히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지난 2년간 성취포상제운영기관을 운영하면서 성취포상제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힘을 배우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실천할 수 있는 마음가짐, 몸과 마음이 따뜻하고 건강한 신체를 통해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갈 자신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 희망이 있음을 느낀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정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은 무엇보다도 청소년기에 길러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많은 청소년들이 한번뿐인 인생을 잘 살기 위해 청소년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활동역량을 키워 나갔으면 좋겠다.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수련관등 청소년 시설을 통해서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활동역량을 키워 자신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가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청소년이 많아지길 바란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대학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라는 얘기를 듣고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동화가 생각이 났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슴을 말이라 하지 않는 바른 청소년이, 벌거벗은 임금님을 벌거벗었다고 하는 아이처럼 정직하고 마음이 건강한 청소년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때 우리는 좀 더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