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크루즈관광객과 원도심 활성화
제주 크루즈관광객과 원도심 활성화
  • 제주매일
  • 승인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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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의원 신관홍

올해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이 58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8만명에서 1.5배가 넘는 성장세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는 전체 크루즈 관광객이 1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가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훨씬 넘는 58%에 달하는 셈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6년에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열고 2020년에는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을 맞이할 준비태세를 제대로 갖춰 나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크루즈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크루즈 전용선석 부족은 물론 지역 내의 짧은 체류시간 때문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 외국인면세점을 찾을 뿐이어서 지역상권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문제점이다.

실제로 지난 5월 1만7000명에 달하는 암웨이 인센티브 관광객 입도 당시에도 이들의 8시간 체류일정은 성산일출봉·신라면세점·칠성로 방문으로 투어코스가 짜여졌다. 그러나 이들의 직접 소비액으로 추산된 80여억원 중 62%인 50억원은 면세점에서 소비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신라면세점 일대가 교통이 마비될 정도의 크루즈 관광객들로 줄곧 인산인해를 이룬 것과는 대조적으로 성산일출봉이나 칠성로 상가는 야외광장의 특산물 판매, 먹거리 장터, 쇼핑유도 환영행사 정도에 그쳤다.

당장 내년 300회 정도의 크루즈선이 입항하기 위해서는 현재 예비선석을 포함한 2개의 선석을 시간대별로 쪼개서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항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이 우려됨은 물론 제주 기항을 꺼릴 개연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없다. 결국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시간 때문에 특정 관광지 몇 군데를 둘러보고 외국인면세점 쇼핑이라는 기존 문제점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크루즈 관광객 100만 시대의 준비는 크루즈 관광객들의 도내 관광의 첫 출발지가 되는 원도심 활성화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크루즈 관광객의 성장세를 뒤로 한 채 대기업 독점 시내면세점의 이익으로만 집중, 지역내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현실을 타계시키기 위한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크루즈 관광객이 단순히 면세점과 같은 특정장소에서 쇼핑관광 활동만을 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제주의 자연·역사·문화·음식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고 지역 상권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체류시간은 물론 소비를 확대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체류시간이 짧은 크루즈 관광객들에게는 관광 출발지인 국제 크루즈항에서부터 김만덕 객주터·산지천·재래시장 및 지하상가·탑동·관덕정·삼성혈 일대의 문화의 거리까지 이어지도록 역사 및 문화예술적 장소를 잇는 도심지 탐방투어 상품개발과 홍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추진되고 있는 김만덕 객주터 복원, 옛 주정공장터 활용, 탐라문화광장 조성, 원도심의 문화예술 거점 및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들이 하나 둘 씩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되고 원도심권의 강력한 콘텐츠로 자리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들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행정차원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거듭 강조하지만 크루즈 관광 활성화는 원도심 활성화에서 시작돼야 한다. 원도심으로 많은 크루즈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체류시간의 증대는 물론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전략들을 차근차근 마련해 나간다면 원도심권의 상권 활성화 및 지역경제 회생에 큰 밑거름을 될 것으로 기대한다. 크루즈 시장의 성장세만큼이나 이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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