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한 408억원 내후년으로 이월하라
삭감한 408억원 내후년으로 이월하라
  • 제주매일
  • 승인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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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가 3조8194억원의 도 예산안을 부결시켜 일파만파다. 도의회가 삭감한 408억원을 둘러싸고 도와 도의회가 ‘떡 반’ 싸움을 벌이면서 일어난 사태다.

도의회는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삭감한 예산을 다른 957개 항목에 312억원을 증액하는 한편 신규로 369개 항목에  96억원을 편성해 버렸다.

이에 집행부는 불만이다. 특히 신규 항목으로 돌려버린 96억원에 대해서 만이라도 타당한 이유를 제출하라면서 부동의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도의회는 아예 만장일치나 다름없는 일사 분란한 단결력으로 ‘부결 의사봉’을 행사하고 말았다.

도민들은 누가 옳은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도와 도의회가 3조원이 넘는 혈세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재벌가의 자제들이 재산싸움을 하듯 예산 다툼을 하면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도의회 의장은 60만이 넘는 도민의 살림살이 밑 자본을 부결시켜 놓고 눈총이 두려워서인지 “준예산은 안 된다, 준예산을 말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3조8000억원이 넘는 부결된 도 예산을 새판으로 편성해서 의회의 심의를 거치려면 하루 이틀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만약 ‘준예산’이 아닌 ‘정예산’으로 가려면 도와 도의회가  ‘짝짝궁’해서 적당히 예산안을 확정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도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쉬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의회에서 삭감한 408억원을 내후년 예산으로 이월하는 것이다. 도의회도 삭감해야 할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쓱싹 자른 것일 테고, 집행부의 불만도 삭감한 예산 중 96억원을 신규 항목들에 편성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문제의 408억원을 내후년 예산으로 이월시켜 꼭 필요한 곳에 쓴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가. 그것도 못하겠다면 408억원의 삭감 항목별 액수와 도의회가 신규 편성한 상세 항목별 액수를 도민에게 낱낱이 공개해 누가 잘못인지 심판을 받으라.

예산안 부결 후 집행부와 의회가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그 물밑 접촉이 ‘짝짝궁’을 위한 것이라면 더 큰 파장이 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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