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건축의 거장 고(故) 김중업씨(1922~1988)가 설계해 1969년 완공된 옛 ‘소라의 성’ 건물이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는 동홍동에 위치한 옛 ‘소라의 성’ 건물의 적정한 보수·보강 공법과 활용 방안 마련 등을 위해 지난 12일 현을생 시장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 6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옛 ‘소라의 성’ 건물은 2010년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지만 올해 C등급을 받아 장기적으로 사용을 위해서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날 자문회의에서는 준공된 지 45년이 지난 이 건물에 대해 건물 내·외부와 옥상, 절개지 암반사면 등의 안전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또 앞으로 보존 관리를 위한 적정한 보수보강 공법과 보수보강 후 건물의 활용 방안, 올레코스 위험 여부 등이 논의됐다.
현장에서 제기된 전문가의 주요 의견은 건물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장기 사용을 위해 내진을 포함한 전반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모였다.
전용문 지질학 박사는 “절개지 암반 사면은 당장 건물에 영향은 없어 보이지만 안전성 검사를 위한 3D 스캔 측량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이왈종 미술관과 소암 기념관, 이중섭 미술관 등 주변 문화공간과 연결되는 문화예술벨트 구성 등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서귀포시는 2003년 음식점으로 사용되던 소라의 성 건물과 인근 부지를 지반 침식과 암벽 붕괴 등의 위험으로 인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 120억원에 매입했고 이후 2009년 제주올레 사무국에 무상 임대하다가 제주도감사위원회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제주매일 고권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