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정치참여와 제주 미래
여성의 정치참여와 제주 미래
  • 제주매일
  • 승인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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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현정화

최근 국제의회연맹(IPU)이 발표한 ‘2014 여성 정치인 지도’에서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5.7%로 세계 189개국 가운데 91위에 머물렀다. 18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13.7%(지역구 14명·비례대표 27명) 로 17대 13%(지역구 10명·비례대표 29명)에서 다소 증가했으나 189개국 평균인 21.8%에 비해 여전히 낮다.

높은 수준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정치 선진국일수록 여성의 정치진출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독일·프랑스·스웨덴 등은 여성의 정치참여 활성화를 위해 정당법이나 선거제도 보장을 통해 40~50%의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비례대표의 50%를 여성으로 공천하면서부터 여성정치(gender politics)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한국의 성 격차 순위는 142개국 중 117위로 경제발전에 비해 여성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는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2012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치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여성의장은 단 1번도 탄생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올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지방선거 역사상 최초의 지역구 여성의원을 배출해냈다.

제주는 삼다도(三多島)라 바람·돌·여자가 많고, 일하는 여성의 비중도 전국에서 가장 높으나 이제야 지역구에서 여성의원이 당선되었다는 점에서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다. 2010년 여성의무공천제 시행 이후 여성의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금번 지역구 의원 배출을 시작으로 여성의원이 여성인구 비중만큼 늘어나야 한다.

여성의 정치참여는 단순히 기존의 정치구조에 여성의 숫자 늘리는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치문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여성의 진출은 남성중심의 기존의 정치문화에 다양성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여성이 일반적으로 정치를 비롯한 사회분야에서 청렴한 경향이 있다. 세계은행(IBRD)에 따르면 여성들의 의회진출이 많은 나라일수록 부정부패가 적고 국민소득이 높다. 따라서 여성 인력의 적극적 발굴과 활용 없이는 국가의 성장 동력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제주도가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데 후진적인 시스템으로 남아 있다면 산적한 다른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정치는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사회전체에서 여성의 지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된다. 의사결정권한에 있어서 남녀의 평등은 가장 마지막으로 양성평등이 달성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여성의 사회참여와 정치참여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나 문제는 여성의 정치적 역할 공간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즉, 여성정치를 확대하기 위해 비례대표의석 확대, 지역구 후보에 대한 법적 할당제의 강화가 이루어지더라도 실제 현실정치에 뛰어들 준비된 여성정치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이 ‘제주여성정치포럼’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여성정치포럼은 전·현직 여성의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소질 있고 능력 있는 미래의 여성정치지도자 발굴과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여성정치아카데미가 닻을 올리고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제주의 밝은 미래를 위해 향후 지방선거에서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에 진출해서 제주를 위해 큰 일을 해내길 희망한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로 도민 누구나 행복하고 살기 좋은 제주도가 되는 날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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