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관광객 쇠락의 시사점
일본인 관광객 쇠락의 시사점
  • 제주매일
  • 승인 201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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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전 재경 대정포럼 회장 백승주
최근 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국적항공사들의 제주-일본 직항노선 포기 또는 운항편수 줄이기가 현실화되면서 일본인 관광객 위주의 제주 ‘인 바운드 시장(inbound market)’이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제주관광을 위한 일본인 관광객의 입도규모가 해를 거듭하면서 계속 감소추세를 보여 오던 터에 급기야는 올 10월까지 추산 일본인 관광객 수가 고작 8만5500여명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몇 년간의 입도 일본인 관광객 규모에 비추어서도 반 토막 수준에 불과한 실적이다.

주된 원인이 한·일 양국 간의 외교마찰의 지속과 세계경제 불황속에서의 엔화가치 하락 여파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미래 제주관광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보면 위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유능한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는 점에서도 단신 기사화해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옳지 않아 보인다. 그냥 현상으로 치부해 버리기 보다는 미래 제주관광을 위해서 왜 그런지를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중국인 관광특수가 제주관광의 알파요 오메가로 비쳐지기 이전 지난 1960년대 이래 제주관광의 주된 목표시장(target market)은 일본이었다. 1960년대 이후 수차례 제주도전역을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때 일본인 관광객을 상정해 그런 개발을 독려했다. 마찬가지로 1980년대 지역주민들의 반대와 희생을 무릅쓰면서 공공성을 내세워 중문 관광단지를 조성해야 할 당위성을 제시할 때나 1990년대 말 이후 정부의 서비스 산업진흥계획에 따라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한 관광입도를 검토할 때도 거기에는 일본인 관광객 규모가 주된 검토대상 중 하나였다.

최근 일본인 관광객의 급감 현실을 접함에 있어 동시대를 살아오면서 위의 사실들을 직간접적으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참담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서 미래 제주관광을 되돌아보게 한다. 역대도정들이 자나 깨나 공언해 왔던 만큼이나 중국인 중심의 제주관광의 특수 또한 제주미래관광의 상수(常數)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제주를 둘러싼 국내외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돌발변수의 돌출에 따라서는 도민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중국인 관광객 특수는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간단치 않으나 일본의 경우처럼 유한적일 수도 있다. 현재의 한·중 양국 간의 경제적·정치적 돌발변수나 심상치 않은 중국 내부 상황들을 생각하면 그렇다.

그렇다면 도정이나 도민들은 왜 일본사례에 크게 주목하지 않는 것인가? 아마도 믿을 구석은 중국뿐인 듯해서 그러는듯하다.

최근 보여지는 민선6기 원희룡 지사의 새로운 도정의 제주개발정책의 면면을 보면, 이전 도정들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광산업정책의 경우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전제로 한 관광시설개발정책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1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나 2차 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의지는 상대적으로 미약해 보인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서 타이트한 제주미래의 온전한 유지·보존을 위해서 기존의 전반적인 제주개발정책의 수정·보완·개선해야 함에도 이 문제 또한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지금 제주행정의 모든 행태는 ‘돈벌이를 신앙처럼 신봉’ 하는 ‘왕서방 기질’의 중국에 크게 의탁해 25조원 지역총생산규모를 앞당기는 데 맞춰져 있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있다. 그래서 제주산업구조의 개선이나 관광시장의 활성화 문제 등은 관심 밖에 있다. 중국을 통한 제주관광의 양적성장만이 도부(道富)창출의 근본임을 강조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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