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원도심 재생’ 가능성은 있는가
제주시 ‘원도심 재생’ 가능성은 있는가
  • 제주매일
  • 승인 201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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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김태일
현재 제주 원도심의 도시사업이 지역사회에 큰 관심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원도심지역은 제주사회에서의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역사적 의미가 그만큼 큰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행정당국을 비롯해 지역주민의 대부분은 여전히 기존의 도시재개발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혼동하는 등 재생의 근본적인 목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재개발과 도시재생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슬럼화의 원인에 따른 도시개조방식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도시 내부시가지의 쇠퇴문제, 미국에서의 교외화 및 도시인구감소 등에 따른 기존시가지 성장 침체 문제 등이 나타난 20세기 중반부터는 기존의 재개발 개념과는 다른 더욱 적극적인 도시개조방식 도입 즉, 도시재생방식을 도입했다.

도시재개발은 주거환경개선, 주택공급의 문제, 급속한 도시화에 대한 대처를 위한 도시문제로 인식하는 반면 도시재생은 삶의 질을 충족시키고, 도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되는 도시생활공간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 확보, 환경 보존,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재생은 과거의 도시재개발과는 달리 주거지 개선중심의 물리적 환경 개발이 아닌 주거, 상업, 업무의 복합적인 용도를 담는 개발일 뿐만 아니라 예술, 문화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물리적인 재개발, 재건축을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즉 지역경제의 재건, 지역문화의 부흥, 그리고 새로운 도시 생활양식을 구축하려는 새로운 도시개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주시 원도심 재생사업은 광범위한 구역 설정, 공공기관 유치 미흡, 사업주체와 방식의 모호성, 개발이익에 초점을 둔 고도제한 완화 등 사업에 적지 않은 문제를 안은 채 추진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단언컨대 이러한 방식으로는 제주 원도심이 재생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 기반이 잘 짜여진 장기계획과 핵심전략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장기계획에는 첫째 역사문화경관의 조성, 둘째 지역공간의 활성화와 주민복지 증대, 셋째 에코뮤지엄의 실현과 체류 공간 확보와 체류시간의 연장, 넷째 작은 공용공간(Small Open Space)의 조성 등 철저히 지역의 장소성과 주민의 편의성을 철저히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핵심전략에 있어서도 첫째 원도심속에 내재된 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주거기능을 중심으로 상업기능이 혼재된 이른바 복합개발의 추진과 제주원도심의 근현대역사의 경관형성을 조성하고 정착 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도심대학캠퍼스 조성을 통해 대학의 생산적인 역동적인 작업과 활동이 도심에 흩어져 활성소를 갖게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지역정비가 필요한 노후도심지에 대해 전면철거방식이 아닌 기존필지의 분할과 도로망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고 그에 적응하면서 점진적으로 지역변화를 유도해나가는 점진적인 정비수법 및 다세대 교류를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단지의 집합주택, 적절한 규모의 상업시설과 풍부한 외부공간의 확보 등 이른바 콤팩트한 개발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제주 원도심에는 과거 역사와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요소와 역사 흔적들이 재발견되고 평가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분히 경제적 관점에 초점을 두고 있는 현재의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없는지 좀 더 신중한 논의의 과정과 계획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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