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빈곤층, 겨울이 더 서럽다
에너지 빈곤층, 겨울이 더 서럽다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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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체납액 1억1000만원···저소득층 상당수 차지
전기 요금 지원 여전히 부족···지역사회 관심 ‘절실’

제주시 구좌읍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김모(55)씨에게 매섭게 다가오는 추위는 두렵기만 하다. 요즘처럼 갑자기 쌀쌀해진 날에는 아무리 아껴도 늘어만 가는 전기 요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는 지난 겨울에도 무려 8개월 동안 밀린 전기 요금을 내지 못했고,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의 지원을 받아 가까스로 11만8140원을 납부할 수 있었다.

제주지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서 전기 요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층의 겨울나기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전기 요금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12월 현재까지 1억1000만원의 전기 요금이 체납되는 등 매년 1억원 상당의 전기 요금 체납액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 요금을 체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은 요금 조차 마련할 수 없는 에너지 빈곤층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전기 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해도 단전하지 않고 전류 제한기를 통해 최소한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 요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에너지 빈곤층에 정상적인 전기 사용을 지원해주는 사랑의 에너지 나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전기 요금을 체납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가구에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의 저소득가구 전기 요금 지원 현황은 지난해 20가구·400만원, 올해 이달 현재 29가구·540만원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전기 요금 지원이 여전히 부족한 만큼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도 전기 요금이 부담스러워 전기 매트 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며 “에너지 빈곤층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지원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도내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 사업 확대를 위해 방안을 모색하는 등 에너지 기본권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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