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거라는 한·중 FTA 협상은 지난달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정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다행스럽게도 제주도민들이 역량을 한데 모아주신 덕에 제주도의 주요 수산물인 갈치·조기·광어·소라·옥돔·톳 등 6개 품목이 양허제외를 얻어냈다.
반면 중국은 모든 수산물에 대해 100% 자유화 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겉으로 보기엔 ‘시장 개방’의 위기를 ‘시장 개척’의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를 손에 쥔 셈이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나라 수산물 수입액의 31%를 차지하는 주요 수산물 교역국이다. 생산량은 세계 1위다. 어떤 품목도 양적 경쟁에서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때문에 국내 수산물 생산 동향에 따라서는 어떠한 어업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이제 진정한 게임이 시작된 만큼 어디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치밀하고 구체적인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중국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는 2009~2011년 평균 34㎏에서 2021년에는 3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에는 2011년 대비 약 800만t의 수산물이 더 필요할 것이란 계산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13억명의 중국인 한사람이 수산물 1㎏을 추가로 소비할 경우 연간 130만t이 필요한데 이는 2013년도 기준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으로 1년 동안 생산한 105만t 보다도 많은 양이다. 제주특별자치도를 기준으로 하면 어선·양식·마을어업이 13년간 생산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양인 것이다. 13억 중국인을 움직일 미래 소비층인 어린이, 청소년 등을 타깃으로 k-팝, 한류에 맞먹는 k-씨푸드에 도전하는 대중국 수출 프로젝트를 추진해보자는 취지도 이러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4면으로 둘러 싸인 제주의 바다는 지리적 요충지로써의 가치 뿐 만 아니라 수산자원의 최대 보고이자 육·해상 양식의 최고 환경으로서도 큰 가치를 함께 지니고 있다. 여전히 제주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는, 누구에게도 내 줘서는 안 될 보물 곳간이다.
따라서 중국 어선들이 넘볼 수 없게 불법조업을 강력히 단속해 나가고, 수입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제 위생검역 기준 설정 및 원산지 표시 지도단속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만 하겠다. 그러면서 청정 환경에서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양식하고, 세계인의 수산물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수산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수출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어선의 현대화와 친환경 양식산업 인프라 조성, 수산물 유통 구조개선 및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등 신 성장 산업 정책 실현과 함께 어업인의 의식 개혁도 우선돼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협상 타결 6개월 이내에 국내 보완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내수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대 중국 수산물 수출확대를 도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금이 한·중 FTA로 우리 수산업이 여기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한 단계 도약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제주 수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지혜를 한 데 모아 나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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