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방류 사업 추진이 필요한 시점
종묘방류 사업 추진이 필요한 시점
  • 제주매일
  • 승인 201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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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 홍성완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지구 서미트에서 생물 다양성에 관한 조약이 채택돼, 158개국 대표가 서명했다.

이 조약은 이듬해부터 발효되면서 생물 다양성이라는 언어가 사용하게 됐고, 생물 다양성이 보전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들은 막연하게 느끼게 됐다.

수산업은 자연의 은혜를 받아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태계의 보전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지만, 나 자신부터 수산에 종사하는 연구원으로서 그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생물 다양성 조약에 기초를 둬 책정됐다고 볼 수 있는 수산자원관리법 제42조 수산종묘의 부화·방류 제한에 행정관청은 수산자원조성을 위한 수산종묘의 부화·방류로 발생하는 생태계 교란 방지 등을 위한 사항을 준수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수산자원 조성사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방류 후의 종묘가 자연환경 아래서 높은 생존율이 나타나야 하기에, 방류종묘 서식과 생존에 관계되는 생태계나 종 그리고 유전자의 다양성을 배려한 방류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한편 1992년에 개최된 수생 유전자원의 이용과 보전에 대한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에는 종묘방류 및 증식사업에 있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항으로 방류할 해역의 집단 및 방류종묘 어미집단의 유전적인 특징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럼 유전적 다양성 보전과의 종묘방류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면, 연안어장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종의 종묘방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대상종의 자연집단의 유전적 조성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서 왜 유전자 레벨에서의 다양성을 문제시하고 있는가를 보면, 각각의 종은 유전적인 다양성을 보존하고 유지함으로써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나, 혹시 유전적 다양도가 떨어진 종이 방류되면서 자연집단의 유전적 다양도가 저하하면 환경변화 대응에 실패해 결국 종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FAO에 의하면 인공종묘 생산에 있어 가능한 많은 수의 어미를 확보해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종묘방류를 유전파괴라고 표현하는 연구자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의 출발점은 얼마나 생물 다양성 가치가 중요한 가를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앞으로도 종묘방류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라면 하루 빨리 각각의 종의 자연집단 구조를 밝혀내어, 그 집단구조에 맞는 종묘의 생산과 방류 그리고 관리기법 확립에 몰두해야 하겠다.

잃어버린 유전자원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뭔가 문제가 발생해서부터 방안을 마련하고자 할 때는 이미 때를 놓치게 된다.

우리들이 수산 유용종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되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있다.

지금까지 연안어장 자원조성을 위해 물적 방류에 치우쳐 온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는 미래 세대에 풍요로운 어장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생물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는 질적 방류에 정책적 고민과 연구역량 강화에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생물 다양성은 생명의 궁극적인 원천이며 인간과 생태계 등 경제개발에 필요 불가결한 생명부양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필수적인 자원인 것을 우리는 재차 되새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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