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은 도내 최고 권위의 연구기관임과 동시에, 동아시아의 최고 지역 연구기관을 지향하면서 거액의 도민혈세를 투입해 출범시킨 기관이다.
도민혈세가 들어간 것은 비단 창립 당시뿐이 아니다. 최근 3년간만 해도 2012년에 29억8000만원, 2013년에 27억7000만원, 그리고 올해 23억8300만 원 등 모두 81억3300만원이 지원됐다. 1997년 개원 이래 17년 동안 지원된 제주도 예산이 무려 수백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제주발전연구원은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최근에 제기된 문제만으로도 과연 제주발전연구원이 거액의 도민혈세를 투입한 만큼 제값을 하고 있는지 추궁 받아 마땅하다. 우선 연구용역부터가 낯 뜨겁다. ‘지하해수를 이용한 홍해삼·전복 양식단지 사업의 경제성’과 관련한 용역결과가 중복 복사판이었다니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이뿐이 아니다. 연구과제의 정책반영률도 기대 이하다. 최근 4년간 정책에 반영 되지 않은 연구과제 비율이 32.1%요, 특히 올해의 경우는 67.9%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인사를 둘러싸고도 말들이 많다. 인사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직급이 오르내리고 기구명칭이 1년이 멀다하고 이랬다저랬다 바뀌는 곳이 제주발전연구원이라면 제주의 싱크탱크라고 하기엔 미흡하다.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예정자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음에도 ‘적격’으로 인사청문을 통과시킨 것은 “발전연구원을 환골탈태(換骨奪胎)시켜 제주미래 발전의 싱크탱크로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를 기대한 것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을 현 상태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강기춘 신임원장은 직을 걸고 임기 내에 반드시 환골탈태를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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