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다문화 시대를 여는 우리의 자세
진정한 다문화 시대를 여는 우리의 자세
  • 제주매일
  • 승인 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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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유영신
우리 민족이 한 핏줄의 자손임을 자랑삼아 내세우던 때가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우리 사회는 글로벌 마인드, 글로벌 인재를 중시하는 글로벌 시대가 됐으며 정치와 외교분야를 빼면 국가간 경계마저 무의미한 글로벌 다문화사회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변방의 섬이었던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멀게만 느껴졌던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꿈이 요즘은 점점 실현돼가고 있다. 근래 연간 천만명을 넘어선 내도 관광객 중 외국인 관광객이 20%를 차지해 2백만명을 넘어섰고 도내 거주 외국인 역시 13,000명을 넘겨 전체 인구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원어민교사, 유학생, 투자이민자 등 이들의 거주 이유와 목적은 다양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라면 하나같이 제주를 좋아하고 사랑하며 자발적 선택을 했다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국내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주 이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본디 국내에서조차 이국적이고 독특한 문화 유산을 가진 제주는 최근 다시 새롭고도 독특한 제주만의 복합다문화시대, 다문화사회를 만들어갈 기회를 맞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같은 다문화시대를 맞아 그동안 우리의 다문화정책을 돌이켜보면 주로 아시아권에서 온 결혼 이주여성과 이들이 일군 다문화가정의 정착과 안정화에 집중돼왔다. 그래서인지 다문화에 대한 일반의 시선 역시 편협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글로벌시대의 다문화라면 보다 광범위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제주의 다문화는 원어민교사나 학원 강사, 산업근로자, 공연예술 근로자와 같은 취업 외국인들은 물론 유학생, 더 나아가 순수 이민자, 투자자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까지를 수용하는 광범위한 다문화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특히 예민한 시기의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원어민교사 그룹들은 사회적으로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과 출신 국가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외교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JDC글로벌페스티벌’은 명실상부한 세계다문화축제로서 바람직하고 눈여겨볼 행사인 것 같다. 이 페스티벌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그동안 관이 주도하는 형식의 행사가 아닌 참여하는 이들이 중심이 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현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고 주관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발적 동기 유발을 중요하게 여기며 독립적이고 서로의 다른 점을 중시여기는 문화적 배경을 가진 외국인들의 특성을 배려한 글로벌 마인드와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여져서 더욱 칭찬할만한 일이다.

‘JDC 글로벌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은 일본, 중국, 몽골, 베트남, 필리핀,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물론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미주와 유럽 지역들을 포함하는 15개국 출신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준비한 의식주 체험 코너과 장기 경연대회, 그리고 어린이와 어른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는 물론 스포츠게임으로 구성한다. 

뿐만 아니라 현장 모금을 통해 도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들은 단지 이방인이 아닌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의 역할과 소명을 다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참으로 대견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시대를 사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우리도 이런 기회에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찾고 적극 참여해 진정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만들어가는 국제시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JDC글로벌페스티벌’이 의식주 문화를 넘어 음악과 공연, 미술, 공예 등 종합적 예술 문화까지 그 폭을 계속 넓혀가 세계 문화의 비빔밥 그릇이 돼 새롭고 맛난 제주의 신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해가는 중심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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