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집단과 분리없이 대안교육 프로그램 운영” 주문

재학중 임신 사실을 알고 출산을 결심한 청소년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2011년 한부모가족지원법의 개정으로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학교에서 차별할 수 없다는 규정이 만들어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징계'와 '학교에서의 분리'로 학생들을 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1년 이후 제주지역에도 정규대안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청소년 (한)부모들이 원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또래집단과의 분리 등 정서적 지지가 미흡, 학교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대안 교육프로그램의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사회복지법인 청수(이사장 임애덕) 주최로 27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개최된 '청소년 (한)부모' 주제 세미나에서 임애덕 이사장은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으로 임신 및 출산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지속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지만 학교와 교장마다 대응이 달라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이사장은 "청소년 (한)부모들이 학교를 그만두더라도 복학을 하거나 대안교육 프로그램, 검정고시, 방송통신고 등의 대안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복학의 경우 후배들과의 학교생활에 적응이 힘들고, 나머지 대안은 또래집단에서 분리돼 정서적으로 외로울 수 있다"며 "그러나 청소년 (한)부모의 학업은 가족이나 교사의 지지, 학교 및 지역사회의 관심도에 따라 충분히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지해줄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세미나에는 고2이던 지난해 임신 사실을 알고 정규위탁교육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옮긴 후 출산을 한 강모양(18)이 참석, 여전히 법과 상충되는 학교의 대응과 또래 집단에서 분리되는 외로움의 고충에 대해 설명했다.
강 모양은 "아기 아빠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임신 사실을 안 학교에서 둘다 다닐 수 없다며 아기 아빠에게는 징계를, 나에게는 원적은 유지하되 대안교육프로그램에서 학업을 이수할 것을 원했다"고 말했다.
강 모양은 "시험 때면 학교에 갈 수 있었지만 보건실에서 따로 봐야 했다. 나도 교복을 입고 소풍을 가고 체육대회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대해 강영봉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은 '제주도 학업중단 청소년 실태 및 대안교육 모색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청소년 (한)부모들이 보다 즐겁게 학업을 영위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의 대안교육프로그램을 또래집단과 근거리에서 운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자문위원은 "특히 청소년 (한)부모의 복학을 활성화시키려면 동일한 학년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대안위탁교육프로그램의 경우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필요한 교육을 원적 학교 등에서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필요시, 지역사회산업체와 대안위탁교육프로그램이 연계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청소년 (한)부모에 대한 교육과 복지의 책임을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