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설치 제 역할 못해
이용객 없이 교통 혼잡만 초래
道, 2곳 추가 검토 ‘논란’ 예상
이용객 없이 교통 혼잡만 초래
道, 2곳 추가 검토 ‘논란’ 예상

특히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탓에 기사들의 휴식 공간이나 흡연 장소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청 제5별관(옛 한국은행)과 제주지방법원 등 모두 23곳에 택시 승차대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택시 승차대 설치가 신중한 고려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데다 편의시설 조차 미흡하다 보니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실제 옛 제주시청 제5별관 인근에 설치된 택시 승차대를 확인한 결과 택시는 물론 이용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택시 승차대에서 30m 정도 떨어진 제주시청 버스 정류소 인근 횡단보도와 반대편 차도에는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로 인해 버스가 정류소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거나 2차로와 3차로에 걸쳐 정차하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승객들이 위험천만하게 버스에 오르기도 했다.
승객들은 “택시 없는 승차대로 일부러 갈 필요가 있겠냐”는 반응을 보였고, 기사들은 “손님 없는 승차대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반문했다.
양모(31·여)씨는 “택시 승차대에 비가림막이나 벤치 등 편의시설이 미흡한 데다 길가에 서 있던 사람들이 먼저 택시를 잡는 경우가 많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고모(50)씨는 “손님들이 택시 승차대의 위치를 잘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일부러 승차대에서 택시를 타는 경우는 드물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택시 승차대가 기사들의 휴식 공간이나 흡연 장소로 방치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택시 승차대 이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은 채 내년도 승차대 2곳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도내 교통 분야 전문가는 이와 관련, “교통 체증 해소와 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설치된 택시 승차대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며 “승·하차 지점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이용객이 없는 택시 승차대는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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