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기도 서러운데···
늙기도 서러운데···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들어 도내 노인학대 59건···가족에 의한 학대가 대부분
은폐 장기화 될 땐 문제 심각 사회적 차원 대책 마련 절실

A(79·여)씨는 갈수록 심해지는 아들의 구박에 하루가 멀다 하고 눈물을 쏟아야 했다. 아들은 술만 마시고 나면 A씨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심지어 손에 잡히는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더욱이 아들이 잠시 집을 비울 때면 며느리까지 행패를 부리는 등 A씨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자녀 등으로부터 학대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현재 도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모두 59건으로, 지난해 전체 52건에 비해 늘어났다.

학대 유형(중복)별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0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신체적 학대 33건, 방임 27건 경제적 학대 12건, 자기방임 포함 8건 등으로, 여러 유형의 학대가 복합적으로 이뤄졌다.

학대 행위자는 아들 21건, 본인 10건, 배우자 9건, 딸 8건, 며느리 3건 등으로, 가족에 의한 학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노인학대 상담 건수는 지난해 1688건, 올 들어 10월 말 현재 1272건으로 나타나는 등 관련 상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부양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노인학대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학대 피해자들이 학대를 단순한 가정 문제로 생각하고 숨기려는 경향이 많은 데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대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학대 행위자가 학대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사회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도내 노인복지단체 관계자는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노인학대는 은폐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장기화할 경우 심각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노인학대 행위자 대부분이 가족이다 보니 가정 문제로 여기고 숨기려는 경우가 많다”며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