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다] ⑤일학습 병행제 정책 세미나
청소년 위한 새로운 진로 교육 방법론 개발 노력 필요
규모가 작은 업체도 참여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 요구
청소년 위한 새로운 진로 교육 방법론 개발 노력 필요
규모가 작은 업체도 참여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 요구

▲ 산업계 자발적인 참여 절실
제주도 고용센터(소장 현길호)는 24일 오후 3시 제주시 오션스위츠호텔에서 한국형 일학습 병행제 정착과 진로 지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강경종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일학습듀얼평가센터 소장은 ‘한국의 일학습 병행제 도입 현황과 성과 및 과제’ 주제 발표를 했다.
강 소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정부가 독일·스위스의 도제 제도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도입한 일학습 병행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 소장은 일학습 병행제의 성과로 제도 설계와 운영 측면에서는 조기 취업 여건 조성과 청년 고용률 제고, 기업의 불필요한 비용 부담 감소 등을 꼽았다.
참여 기업 측면에서는 구인난 해소와 맞춤형 인력 양성, 학습 근로자의 직무 수행 수준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학습 근로자 측면에서는 우수한 근무 여건 등을 들었다.
하지만 문제점으로는 구체적인 국가기술 부여 계획 미확정, 병역 이행 문제에 따른 경력 단절 발생 시 제도 효과 저하, 학습 근로자 보호 및 지역 연계 위한 법률적 근거 미흡 등이 꼽혔다.
이에 따라 강 소장은 제도 설계와 운영 측면에서는 일학습 병행제 자격과 연계한 제도 활성화 추진과 기업 여건과 인식 수준을 고려한 일학습 병행제 성과 목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강 소장은 참여 기업 측면에서는 사업주 단체에게 명확한 역할은 물론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제도 추진과 관련 법령 검토 등 산업계의 자발적인 참여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훈련 여건이 부족한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과 기업 내 훈련의 질 보증 및 사회적 신뢰 확보, 현장 트레이너 양성 및 역량 강화 지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소장은 학습 근로자 측면에서는 군 복무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국방부·병무청 등 관련부처와 협의해 산업기능요원 및 특기병 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진로 탐색 안내 역할 중요
교사나 상담사가 청소년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진로 탐색을 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봉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전 진로교육학회장)는 ‘맞춤 진로 설계를 지원하는 진로 교육 방법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다양한 일과 직업의 종류는 물론 본질에 대한 객관적 이해가 중요하다”며 “일과 직업 세계의 다양한 측면과 변화 양상 등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 결정을 합리적으로 잘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 선택 여부가 결정된다”며 “진로 교육은 청소년의 진로에 관한 의사 결정 과정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소년 진로 교육 방법론으로 자기 이해를 돕기 위한 방법론과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한 방법론, 합리적인 의사 결정 능력 증진을 위한 방법론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청소년 진로 지도 진행 단계별로 적용 가능한 지도 기법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며 “교사와 상담사의 역량 개발을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양한 진로 교육 방법론들의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진로 교육 방법론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행 초기 문제 해결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일학습 병행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정 토론자로 나선 김현정 한라대학교 교수는 “일학습 병행제는 우리 사회의 근본을 건드리는 제도”라며 “일학습 병행제가 안정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가정이 우선 안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독일의 경우 직업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비율이 40%에 이른다”며 “이는 초등학교 때 확신을 갖고, 중학교 때 경험을 하고, 고등학교 때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반면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어릴 때부터 실시되는 직업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학습 병행제가 기능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그 외의 부분에 대한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신정익 제주매일 편집부국장은 “일학습 병행제는 기능적인 부분이 많이 강조된 것이 사실”이라며 “그 외의 부분에 대한 프로그램이 병행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또 “현재의 인턴제가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로 활용하는 게 사실”이라며 “일학습 병행제 시행 초기인 만큼 이 같은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일학습 병행제 인식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많아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며 “기업의 성공적인 스토리를 외부에 알리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홍삼 보타리에너지㈜ 대표는 “일학습 병행제는 ‘패자부활전’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제주지역에서는 현재 단독 기업형 6개 기업, 듀얼공동훈련센터형(한라대) 17개 기업 등 모두 23개 기업이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다. 보타리에너지 역시 이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제주지역은 현재 일학습 병행제에 대한 참여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라며 “규모가 작은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공동 기숙사 건립은 물론 체험 센터 등도 필요하다”며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뿐만 아니라 제주도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기업들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워 인력을 어떻게 양성하겠다는 등의 판단을 갖고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경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은 “중소기업에서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음에도 패배자로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며 “학벌 위주의 사회가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장은 “사회적 인식 전환이 어려운 부분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며 “인식 전환이 이뤄진다면 일학습 병행제가 성공할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금은 일학습 병행제 시행 초기인 만큼 기업에서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학습 병행제가 설계한 대로 시행된다면 문제들이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지사장은 “학습 근로자가 교육을 받고 나면 회사를 나간다는 게 기업주들의 생각”이라며 “왜 회사를 나가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도 곰곰이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결국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며 “기업의 인재는 내가 키운다는 자세로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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