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로 ‘제주 한류’를 열자”
“문화콘텐츠로 ‘제주 한류’를 열자”
  • 제주매일
  • 승인 201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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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악가/ 국민대 외래교수 김수정
어느덧 서울 생활이 30여년이다. 그동안 고향 제주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제주출신이라고 하면 상대방에게서 느껴졌던 생소함이 부러움으로 바뀐 것을 체감한다. 그동안의 제주는 ‘이미지 업(image-up)’에 성공한 것이다. 그저 허니문 아일랜드 정도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느림의 미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올레길은 물론 골프와 승마 등의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정해역의 음식과 세계유네스코 3관왕의 천혜의 자연환경이 주는 혜택에 대한 부러움일 것이다.

글을 써달라는 제의가 왔을 때 알 수 없는 떨림이 있었다. 음악가로 살아오면서 고향 제주에 바라고 느꼈던 일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한류라는 거대한 문화의 흐름이 세계를 향하고 있으니 제주의 문화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최근 한류가 세계 속 글로벌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도 2013년 기준으로 1000만 명을 넘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정부는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복합한류문화 공간을 건립하는데 힘쓰고 있다.

올해만도 1월에는 서울 동대문에 K-POP 홀로그램 상설전용공연장인 ‘클라이브’와 8월엔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 SM엔터테인먼트의 홀로그램 공연장이 탄생했다. 2016년에는 고양시에 한류월드를 지정, ‘K-POP 아레나’ 공연장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드라마로 태동된 1세대 한류는 2세대인 K-POP 열풍으로 확장하고, 한국 대중문화의 전반으로 확대된 3세대 한류를 거쳐 이제 4세대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한류라는 문화의 흐름은 한국의 문화의 외교사절이 되어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지구촌에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음식을 즐겨먹는 사람들을 탄생시켰다. 한국의 자동차·핸드폰·화장품 등을 선호하는 소비계층도 창출해냈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 하나의 작품에 대한 수출과 광고만으로 38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2차 콘텐츠 생산으로 1119억원의 유발효과를 창출했다고 하니 가히 한류의 중요성과 문화콘텐츠 개발 지속의 당위성은 새삼 말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사람들은 흔히 지역에 좋은 공연장들을 건립하면 문화적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낙락장송도 출발은 씨앗에서 싹을 틔워 성장했듯 문화콘텐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제주도 고유의 문화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야할 때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올레길·유네스코 3관광·다양한 스포츠 등 ‘하드웨어’적인 관광콘텐츠의 한계를 극복, 제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위주의 문화콘텐츠 개발을 늦춰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너무 거창한 주제를 찾는 데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제주만의 주제를 발굴, 역사성을 부여하고 스토리를 입혀 나가면 될 것이다. 역사도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처럼 스토리도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유럽 등 외국을 돌아보면 정말 별 것도 아닌, 말도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의미를 부여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제주에도 무궁무진한 소재들이 있다. 문제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그것들을 어떻게 문화콘텐츠로 만들어내느냐다. 제주인의 삶과 역사는 물론 일상의 맛과 멋들이 담긴 이야기들을 드라마·뮤지컬·오페라에 녹여 ‘제주의 한류’ 물꼬를 터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이 이뤄질 때 진정한 제주의 한류의 흐름이 지속되리라 생각된다.

한 가지 테마와 문화콘텐츠를 통해서도 그 안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정신 등 지역성을 보여줄 수 있고, 관광객들의 시선도 바꿀 수 있다. 제주의 오페라 극장에서 상시 올라가는 제주의 이야기가 담긴 오페라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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