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단순 임금인상이 아니라 비정규직 900만명 시대에 과도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나섰다”고 파업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점심값과 방학 중 임금 지급, 장기근무가산금 상한 폐지, 급식보조원 수당 증설 등을 요구했다.
요구가 터무니없어 보이진 않는다. 일단 10년차나 20년차나 급여가 똑같다고 한다. 그래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유령’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평소에는 교육가족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에는 귀를 닫는다”는 말에선 ‘한’이 느껴진다.
이들은 언론과 지역사회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평소 관심이 없다가 총파업을 한다고 하니 아이들 밥그릇을 볼모로 이익 챙기기에 나선다고 노조를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서운함도 일견 이해한다. 하지만 ‘같은 어른’으로서 안타까움을 표하고자 한다. 굳이 애들이 먹는 것으로 지장을 받는 방법으로 의견을 표시했어야 하는 점이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면서도 어른들의 일로 애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날 파업 참가자가 많은 도내 20개 초등학교와 5개 중학교에선 점심 급식이 이뤄지지 못했다. 18개교는 빵과 우유(쥬스)를 배식했고, 6개교는 도시락 지참 등의 ‘편법’이 동원됐다. 그러나 불편은 불가피했다. 빵 주문이 밀리면서 일부 학교는 배달이 늦어 점심이 지체됐다. 도시락 학교에선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어쨌든 어른들의 잘못이다. 노조만이 아니라 교육당국도 나눠야할 책임이다. 피해학교가 도내 188개 학교 가운데 13%에 불과하다 할 문제도 아니다. 특히 애들일은 10만명 가운데 1명이라도 애들 입장에서 ‘부당한’ 불편이 있어선 안될 일이다. 1명, 1명 모두가 소중한 존재다.
다행히 20일 밤 ‘잠정합의’가 이뤄져 21일에는 정상 급식이 이뤄졌다고 한다.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 애들에게 불편을 줘서 어른들 면이 안서는 일이 반복돼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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