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체계적인 준비 필요하다
‘자유학기제’ 체계적인 준비 필요하다
  • 제주매일
  • 승인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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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장 오대익
현 정부는 교육목표로 “학생의 꿈과 끼를 살려 행복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자유학기제를 제시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러한 자유학기제의 본질적 목적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걱정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기대도 있지만 솔직히 그 만큼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교육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체계적 준비를 통해 자유학기제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우리의 기대를 실현하고,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통계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교육의 전환기에 해당하는 중학교에서 장래희망 ‘없다’의 비율이 초등학교에 비해 매우 급증하고 고등학교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래희망을 결정하지 못한 주된 이유는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자신에 대한 탐색과 고민의 시간과 계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유학기제라는 새로운 교육정책을 제시한 것이다.

자유학기제의 목표는 크게 진로교육 강화와 교수학습법 개혁이라 할 수 있다. 진로교육은 한 개인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된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어른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직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무원’ ‘회사원’이라는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무작정 “왜 꿈이 없니?” “꿈을 크게 가져야지”하는 진로교육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특히 교육기부의 확대를 통한 폭넓은 인프라의 제공을 통해 다양한 체험학습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생생한 진로교육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체득하고 깨우치며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의미 있는 과정으로 운영이 돼야 한다.

교수학습법 개혁은 시험점수를 잘 받는 교육에서 탈피해 토론·실험·실습·팀프로젝트 수행 등 학생참여형 교육으로 바꾸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과거의 지식과 경쟁 중심 교육을 자기주도적 학습 및 미래지향적 역량 함양이 가능한 창의인성 교육으로 전환을 하고자 하는 미래 사회에 적응하는 변화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걱정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일선 학교와 교사들이 과연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그리고 학교의 시스템이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방법을 알고 제대로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이 조성됐는가 하는 것이다.

자유학기제가 벤치마킹한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의 경우 전체 학교의 75%까지 확대되는데 39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이에 비해 자유학기제는 너무 급하게 추진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걱정이 된다.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표는 좋으나 학교현장은 아직까지는 얼떨떨한 것 같다. 게다가 도시와 농촌에서 오는 지역적인 여건 차이나 여러 가지 조건에서 비롯되는 격차는 벌어져 오히려 성적 하락과 사교육비 증가와 같은 우려하는 현상이 발생될 수도 있다.

교육이 변화하려면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즉, 자유학기제의 필요성과 추진에 대한 의지가 선생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라 하겠다. 선생님이 자유학기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함을 다시금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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