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야기에 등장하는 섬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다. 백령도는 국방의 최전선으로 심청전에 등장하는 험한 바다인 인당수와 북한의 장산곳 근처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백령도는 북한에서 불과 11km 밖에 떨어지지 않아 북한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처럼 껄끄럽지만 우리나라에게는 군사적 요충지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쾌속정을 타고 4시간 이상 가야 하는 까마득히 먼 섬이다.
최근 백령도를 방문 한 적이 있다. 가는 도중 서해교전, 연평해전 같은 북한의 도발로 빚어진 분쟁구역을 스쳐 지났다. 도착 후 천안함 46인의 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위령탑 앞에서 방문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묵념했다. 용사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이었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 같이 많았을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역사의 현장 앞에서 남북 대치상황을 잊고 지내온 안이했던 자신에게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안보에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아무리 세계경제 대국의 반열에 가까이 접근했다 할지라도 전쟁이 한 번 발발하는 날이면 우리의 평화와 미래의 번영은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히 생각할 때가 바로 이 순간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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