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값 지급·장기근무가산금 상한폐지 등 요구
도내 25개교 급식 중단…빵·도시락으로 점심
노조원 300여명 참석 교육청서 투쟁결의대회
점심값 지급·장기근무가산금 상한폐지 등 요구
도내 25개교 급식 중단…빵·도시락으로 점심
예고대로, 20일 오전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투쟁 결의대회가 벌어진 제주도교육청 앞에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서라도 파업에 동참하고 싶은 제주학비연대회의 노조원 300여명이 참석해 두 시간 가량 파업가를 부르고 투쟁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단순 임금인상이 아니라, 비정규직 900만명 시대에 과도한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불씨를 만들기 위해 쑥스럽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학비연대회의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홍정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장과 박인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장은 점심값 지급과 방학중 임금 지급, 장기근무가산금 상한 폐지, 급식보조원 수당 증설 등 앞서 밝혀온 핵심 요구사항을 설명하고 도민사회의 관심과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급식보조원을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들이 총파업에 들어간 20일 점심시간, 파업 참가자가 많아 급식이 중단된 일부 학교 학생들은 집에서 미리 싸온 도시락이나 학교에서 배부한 빵와 우유로 점심을 대체했다.
다행히 학교에서는 어두운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초등학생들은 따뜻한 교실에서 모처럼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먹느라 즐거운 표정이었다. 빵과 우유를 지급받은 학생들도 달달한 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취재진을 향해 활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급식이 이뤄지지 못한 학교는 도내 188개교 중 25개로 집계됐다. 백록초와 신광초 등 18개교가 학생들에게 빵와 우유(쥬스)를 배식했고, 신제주초 등 6개교는 개별 도시락 지참, 1개교는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날 하루 빵 주문이 밀리면서 일부 학교는 빵 배달이 늦어 학생들의 점심이 지체됐고, 도시락 지참을 결정한 학교에서도 도시락을 싸 가지 못 한 일부 학생들은 따로 모여 빵을 먹는 등 번거로운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빵을 주는데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 도시락을 가지고 왔다"며 "하루이틀이긴 하지만 어른들 문제로 아이들이 불편을 겪는 것이 속상하다"며 조속한 해결을 바랐다.
제주연대는 이날 정오께 신제주로터리를 출발해 광령로터리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21일에는 도교육청과 집중 교섭을 벌인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