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필요한 차세대 핵심 인력 양성 가능
기업에 필요한 차세대 핵심 인력 양성 가능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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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복지다] ④일학습 병행제
교육 마친 뒤 학위 또는 자격 취득할 수 있어
학습 근로자엔 매달 1인당 40만원 훈련 수당

▲ 지난해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으로 인증된 도내 대표적 수산물 가공·유통 업체인 (주)청룡수산(대표 문영섭)은 단독 기업형으로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 기업 현장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현장에서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실무적인 능력과 학교에서 받는 이론 교육 간의 벌어진 틈을 메워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정부가 국정 과제의 하나로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일학습 병행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해 구직자와 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 일학습 병행제란

일학습 병행제는 독일·스위스의 도제 제도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도입한 것으로,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이 근로자를 직접 교육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업 현장에서 장기간(최소 1년~최대 4년 이내) 실무 교육을 받으면서 교육 기관에서는 이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교육을 마치면 학위 또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고등학교 졸업생이 사회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업 현장에서 학습 근로자 신분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학교가 주도해 실무 교육을 하다가 일정 기간 기업에서 실습하는 기존 학교 주도 교육과는 차별화된 형태다.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 요건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공동훈련센터형 20인 이상) 기업으로, CEO의 인력 양성 의지가 높은 기술 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소속 직원으로 기업 현장 교수 운영, 6개월 이상 자체 교육 훈련 등이 필요함을 감안하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체계적·장기적 교육 훈련이 필요 없는 단순 직무 분야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은 지원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50인 미만이라도 월드클래스 300, 명장 기업,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기업, 강소 기업 등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인 경우 참여가 가능하다.

또 상시 근로자수 1000명 이상인 대기업과 공기업도 참여할 수는 있지만 교육 인프라 구축 지원과 운영 비용 지원 등은 받을 수 없다.

일학습 병행제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매월 20일까지 관할 지역 한국산업인력공단 지부·지사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프로그램을 인증 받아 관련 지원 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학습 근로자 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에는 ▲교육 훈련 프로그램 개발(연 900만원) ▲현장 트레이너 활동 수당(연 800만원) ▲교재 개발(연 300만원) ▲담당자 양성(연 100만원) 등이 지원된다.

아울러 학습 근로자에게는 1인당 매월 40만원의 훈련 수당이 지급되며, 성과 평가를 거친 뒤 관련 자격이 주어진다.

▲ 일학습 병행제 기대 효과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은 효과적인 핵심 인재 육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아 부담 없이 인재 육성이 가능하다. 여기에 병역특례지정업체로 우선 선정되고, 조달청 입찰 과정에서 우대를 받을 수도 있다.

학습 근로자는 이른바 불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로부터 기술력과 경영 안정성 등을 인정받은 우수 기업에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참여 기업과 학습 근로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1월 현재 기준으로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은 전국적으로 1956개에 달하고, 채용된 학습 근로자는 1010명이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1만 개 기업으로 참여 기업을 확대해 7만 명의 청년들이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제주지역에서는 현재 단독 기업형 6개 기업, 듀얼공동훈련센터형(한라대) 17개 기업 등 모두 23개 기업이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단독 기업형 6개 기업들은 지난 9월부터 학습 근로자를 채용해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듀얼공동훈련센터형 기업들은 프로그램 인증 단계에 있다.

지난해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으로 인증된 도내 대표적 수산물 가공·유통 업체인 (주)청룡수산(대표 문영섭)도 단독 기업형으로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다.

청룡수산은 가장 신선한 수산물을 가공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도내 수산물 가공 업체 등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다.

고창익 청룡수산 연구원은 “기업에서 필요한 차세대 핵심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학습 병행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고 연구원은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현장에서 학습 근로자에게 필요한 실무 교육이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며 “이를 통해 기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키워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실한 학습 근로자에게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학습 병행제는 특성화고 졸업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전망이다. 취직 후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대학에서 보충한다는 순서를 선택하면 돈을 벌면서 현장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식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 HRD교수는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구직자의 조기 취업은 물론 기업의 인력·숙련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 고용센터(소장 현길호)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지사장 김혜경)가 일학습 병행제 정착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일학습 병행제 정착을 위한 정책 세미나 오는 24일 오후 3시 제주시 오션스위츠호텔에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가운데 열린다.

이날 세미나에서 강경종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일학습듀얼평가센터 소장과 권상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일학습지원팀장이 일학습 병행제 추진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선다.

이어 김봉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전 진로교육학회장)가 청년과 진로 문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김혜경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과 신정익 제주매일 편집부국장, 김현정 한라대학교 교수 등 6명 지정·종합 토론자로 나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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