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전국체전은 역대 제주체전 사상 최대 규모인 3만2500여명의 선수단과 임원이 참가했다. 아울러 우리 제주도선수단도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구성, 최고의 성적인 종합 11위를 기록했다. 규모와 실적 면에서 감히 제주 역사상 최고의 체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난 4년간 기록이 나오지 않았던 세계신기록이 이번 제주 대회에서 3개(양궁)가 수립됐고 세계타이기록도 2개(양궁) 수립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모두가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그리고 따뜻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지원한 우리 도민들의 정성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95회 전국체전을 준비한 전국체전기획단장으로서 이번 체전은 무거운 책임감과 반드시 성공체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준비했다. 체전을 통해 도민의 위상을 제고하고 제주의 가치를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체전 준비단계에서 도청 건물과 떨어져 있는 제주종합경기장 사무실로 출근해서 14명의 직원들과 함께 기획하고 토론하면서 다 같이 똘똘 뭉쳐 이번 체전을 전국체전 사상 최고의 체전으로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다. “전국 1%의 우리 제주의 가치와 힘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알려보자”고 단장과 직원 모두가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다 같이 의기투합 했던 일들이 엊그제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추진과정에서 때로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직원들에게 짜증 아닌 짜증도 냈었고, 때로는 주변 허름한 식당에서 직원들과 소주 한잔하면서 회포를 풀기도 했었다. 체전이 다가오면서 잘해야 한다는 긴장감과 계속되는 야근 속에 직원들은 몸과 마음이 지쳐서 가끔 삐걱대기도 했었다.
이런 힘든 과정을 잘 참고 성공적인 체전이 될 수 있도록 묵묵히 맡은 바 일을 다 해 준 전국체전기획단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어린 유아를 둔 여성 직원들의 경우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먼저 퇴근하라고 해도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밤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열심히 일해줬다. 고마움을 넘어 감동이었다.
체전기간 동안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경찰·소방·의료진·공직자 등 연인원 2만2000여명이 성공체전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해주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작은 노력들이 있었기에 이번 체전이 국민화합 및 도민의 힘과 저력을 보여준 대회로 평가 받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물론 아쉬운 부문도 없지 않다. 우선 많은 예산과 정성으로 준비한 승마경기가 대회를 며칠 앞두고 타시도로 경기장이 결정된 점. 대회기간 우천과 강풍으로 일부경기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은 점. 일부 경기장의 편익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드린 점 등 아쉽고 미비된 부분도 있었다. 미비된 사항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체전은 끝났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번 체전을 통해 결집된 도민 역량을 모아 제주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아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800여억원을 투자해 확충된 체육기반시설을 활용해 크고 작은 국내외 대회 유치, 전지 훈련단 유치의 확대 등 지역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체전을 위해 각 분야에서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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