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제주자치경찰은 권한·인원·예산 등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국가경찰과 차별되는 틈새치안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제주자치경찰의 가장 큰 특징은 치안수요에 맞춘 적극적인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산지천 등 구도심권의 치안문제와 어린이 등하교 안전문제, 야간 여고생 신변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자치 경찰력을 집중 투입했다. 이렇게 자치경찰은 구도심과 사회적 약자의 ‘치안텃밭’을 일궈왔다.
현재 제주는 중국관광객과 무사증 입국 관광객의 급증, 제주시 산지천 일대 탐라문화광장 조성, 높은 자동차 등록 현황, 교통사고 증가 등으로 치안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경찰 역시 변화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제주 치안수요 변화에 경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치안수요와 미래 치안수요의 예측 등 다각적인 치안환경의 올바른 판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빠르게 변화하는 제주 치안 환경에 대한 자치경찰의 명확한 역할 정립과 치안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자치경찰 조직의 내외부 환경 진단을 실시, 이에 따른 자치경찰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사무 가운데 방범과 교통은 지방사무로써 자치경찰에 일정한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 그러한 권한은 지역방범활동 초기 대응력과 연관돼 치안유지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치경찰 출범 후부터 중앙정부의 소극적인 권한 이양으로 치안활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찰활동은 범죄예방과 범죄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17조에 따라 범죄를 국가경찰에 인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권한이 수반돼야 한다. 현재 자치경찰 방범치안활동에 필요한 중범죄자 긴급체포권, 지명수배자 체포권한, 범인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권한 등을 조속히 이양, 효율적이 치안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제주 녹색 브랜드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 수사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성을 담보한 특별사법경찰 수사활동은 급변하는 경제·사회·문화에 있어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현재 자치경찰은 산림·환경·식품·관광·청소년 보호 등 특별사법경찰 분야의 포괄적 수사권한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타시도에 비해 제주의 환경·경제·사회적인 문제에 탄력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자치경찰 특별사법경찰 수사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강화해 제주 환경 자산 보존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토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치경찰에 맞는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도민 홍보 전담인력을 편성 운영해 자치경찰 활동의 사회적 인식 저변 확대를 모색하겠다. 경찰사무는 수행범위 광역성과 인력자원의 한계에 따른 경찰관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시된다. 경찰을 ‘거리의 판사’라 부르는 만큼 뛰어난 현장 실무수행능력은 필수적이다. 상황별 대처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훈련으로 치안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제주자치경찰 출범 후 8년여 시간이 흘렀다. 전국 최초의 조직에 대한 부담감과 권한 미비, 초창기 도민의 냉담한 반응 등 여러 가지 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치경찰은 제 갈 길은 걸어왔다.
변화가 없는 조직은 도태된다. 자치경찰은 급변하는 치안환경에 변화하는 조직으로 도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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