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전 지사때 추진한 美호접란 수출사업
성과없이 작년까지 누적적자만 21억여원 달해
성과없이 작년까지 누적적자만 21억여원 달해

제주도와 도개발공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총사업비 85억8500만원이 투입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부지면적 4만2776㎡·수용능력 38만본(하우스 5개동·1만8575㎡) 규모로 조성됐다.
당초 사업추진의 명분은 미국국민들이 선호하는 제주 호접란을 다량수출·판매해서 제주도의 재정수입을 올리고 재배농가의 소득도 높여준다는 것이었다.
김영철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내정자가 한국능률협회 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1999년 5월부터 5개월간 책임연구원으로 추진한 호접란 수출사업 연구용역에서는 호접란 사업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수익성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제주산 호접란은 미국 현지에서 꽃을 피우는 데 문제가 생겼고 현지인들의 선호도도 멀어져 갔다. 궁여지책으로 현지 재배도 시도했으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적자만 쌓여갔다.
지난 2004년 제주도개발공사가 호접란 수탁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만 21억여원에 달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올해는 5월말까지 적자액이 3억700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호접란 묘종도 제주산이 아닌 태국산·대만산이 활용되면서 사업취지마저 퇴색, 제주도정의 대표적 투자실패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근민 전 지사도 지난해 11월 열린 제주도의회 제312회 2차 정례회에서 “제주도가 추진한 미국 호접란 사업이 13년만에 실패했다”고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2011년 5월 안전행정부(옛 행정안전부)의 경영개선명령에 따라 호접란 농장 매각을 위해 4차례에 걸쳐 입찰을 추진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4차례 모두 유찰됐다.
이 과정에서 입찰금액은 당초 42억원에서 38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매각을 전제로 한 임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농장임대가 성사될지는 지금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주매일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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