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버금 수익 분석" 호접란 100억 손해
전공분야 시장 예측 실패 논란 불가피 전망
전공분야 시장 예측 실패 논란 불가피 전망

미국 호접란 수출사업은 85억원의 사업비와 수십억의 적자까지 감안하면 100억대의 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이 같은 실패사업을 컨설팅 한 장본인이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에 내정되면서 전공분야의 시장 상황도 예측 못하는 이가 제주도의 핵심산업인 물산업을 책임지는 개발공사 사장에 적합한지에 대한 검증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명만 위원장도 “과거 김영철 내정자가 개발공사의 호접란 사업을 컨설팅 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히며 청문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철 내정자는 1998년 12월 한국능률협회 실장으로 근무하며 ‘전략적 수출작목 호접란 육성 프로젝트’에서 감귤 대체작목으로 난(蘭)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제주도에 제기했다.
호접란 수출사업 연구용역은 1999년 5월부터 한국능률협회에 의해 5개월 동안 추진됐고 ‘반도체에 버금가는 수익성’이라며 사업성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김 내정자가 2000년 2월 농림부에 제출한 ‘호접란 수출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호접란의 성공적 대미수출을 위한 수출환경에 대해 분석한 결과 기본적으로 전망은 밝다고 밝혔다.
용역 당시 미국 호접란 시장과 관련해 미국의 화훼수요 패턴이 변화하며 난의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호접란 수요가 크게 증대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일본과 달리 개인 소비자가 소비의 주종을 차지하고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시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주요 경쟁상대국인 대만과 비교해 제주도는 일사량이나 저온처리 등의 기후조건에서 유리하고 재배기술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며 호접란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가며 미국 현지에서 꽃을 피우는데 문제가 생기는 등 현지인의 선호도는 멀어져 갔고, 결국 2004년부터 호접란 사업을 운영한 제주도개발공사에 막대한 손해를 안겼다.
이런 가운데 개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김영철씨를 신임 사장으로 추천하며 전략경영 전문가로서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 컨설턴트 근무경력과 과거 삼다수 판매홍보 전략 수립 컨설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제주도개발공사의 첫 번째 실패사업으로 손꼽히는 호접란 사업을 컨설팅했던 이가 개발공사의 수장에 적합한지는 의문”이라며 “최근 원 지사의 인사실패 논란의 연장선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원 지사와 제주일고 서울대 동문으로 동경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한국능률협회 전략HR본부장과 현대리서치 마켓리서치부장, 농심 인재원장 등을 역임했다. [제주매일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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