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자치모형'과 여성의 관심
'제주형 자치모형'과 여성의 관심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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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요즘 좀 시끄러운 것 같다. 뉴스를 통해, 시중의 여론을 통해 들려오는 말로는 ‘계층구조’ 문제가 그렇고, ‘화순항 해군기지’ 문제가 그러한 것 같다. 가만히 보면, 그 시끄러움의 가운데 남성들의 목소리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요즘을 흔히들 양성평등의 시대라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러한 표현을 이끌어내고 그러한 시대를 만들어 놓은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단군 이래 수 천년동안 제목소리를 죽이고 지내온 반만년 여성압제의 시대를 극복하고 이제 바야흐로 양성평등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1년에는 정부부처의 하나로 여성부가 발족됐다.

그 여성부의 영문표기는 ‘Ministery of Gender Equality’이다. 직역하면 양성평등부가 아니겠는가? 그러함에도 아직은 우리 여성들이 사회현안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좀 부족한 것 같다. 즉 남성들만이 사회현안을 점유하고 문제시하고 해결사인양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굳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위치에서 사회현상을 편 가름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제주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여성들의 제주현안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아쉬운 실정이다.
 ‘계층구조’의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도 당국은 지금 제주도의 행정계층구조를 현재와 같이 그대로 두느냐, 아니면 4개 시·군을 폐지하고 산북과 산남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2개 행정시체제로 개편하면서 도전체를 하나의 단일 광역자치단위로 하느냐, 하는 혁신안, 점진안 두 가지를 놓고 도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제주도는 지난달 중순 ‘계층구조’의 개편과 관련한 도민 인지도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여기에서 ‘계층구조’에 관한 남성의 인지도는 60.1%인데 비해 여성은 35.2%로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도민 인지도는 겨우 47.7%라고 한다.
 ‘계층구조’를 개편하는 문제는 남성들만의 전유물일 수 없다. 양성이 모두 모여 제주도의 100년 대계를 결정짓는 이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것이다. 역사는 양성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며, 그러기 때문에 여성도 남성과 똑 같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은 양성이 함께 이루어가는 삶의 공간이다. 이를 좀 더 확대해 보면 ‘제주도’라는 가정 역시 양성이 함께 꾸려가야 할 공간인 것이다.

 이 시점이야 말로 여성들이 ‘계층구조’의 개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진정한 양성평등의 시대, 여성의 관심과 참여 속에 제주도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 영 례<글로벌제주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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