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300만시대 제주 효과 '미미'

"중복없는 쇼핑 인프라 구축·고급화 전략도 필요"
"대기업 운영 면세점 혜택 전통시장 등 방문 저조"
"중복없는 쇼핑 인프라 구축·고급화 전략도 필요"
대규모 중국자본의 공습과 함께 올해 10월말 현재 중국인 관광객 253만여명이 제주를 방문하는 등 양적성장을 하고 있지만 정작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실속이 없고 대기업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지적이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인 내도 관광객은 2010년 40만6164명(전년대비 57.2% 증가), 2011년 57만247명(40.4%), 2012년 108만4094명(90.1%), 2013년 181만2172명(67.2%), 2014년 10월 현재 253만3968명(52.3%)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전체 관광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52.3%, 2011년 54.5%, 2012년 64.5%, 2013년 77.7%. 2014년 87.4%로 해마다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제주도내 관광 관련업계는 직·간접적인 효과를 누리며, 제주경제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체감효과는 중국인 관광객의 양적증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등이 올해 초 발표한 2013 제주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은 75.5%, 관광목적은 쇼핑이 73.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쇼핑 중심의 단체 중국인관광객의 숙박·음식·쇼핑 등에 의한 소비지출은 관련 산업의 생산증가로 이어져 제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러한 여행형태로 파급효과를 직적접으로 누리고 있는 업체는 한정되고 제주 이외 지역에 본사를 둔 대기업으로 관광수입의 상당부분이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실태조사 결과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삼성그룹 신라호텔(대표이사 이부진) 계열사의 신라면세점(34.9%)과 롯데그룹(회장 신동빈) 계열사인 롯데면세점(24.8%)을 가장 많이 방문했다. 중국 관광객 10명 중 6명은 대기업 면세점을 방문한 셈이다.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토산품 판매점과 전통시장, 신제주상점가 등의 방문율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과 쇼핑센터, 중국자본이 운영하는 호텔 등만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제주지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쇼핑품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2년 문광부에서 발표한 중국인 쇼핑품목 순위는 향수·화장품과 의료 식료품 순으로 나타났는데 제주는 의류품목과 피혁제품, 보석·악세서리 부분이 비중이 낮게 조사됐다. 이는 제주에서 관련쇼핑을 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서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관광일정에 쇼핑이 4회 이상 포함되는 경우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쇼핑품목 선호도는 식료품과 건강식품이 높다. 반면 개별 관광객은 의류·신발류·피혁·악세서리 제품 등이 높으며, 쇼핑 장소도 면세점 뿐만 아니라 명동, 동대문시장 등에서도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나 제주지역 재래시장 및 골목상권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행사의 과당경쟁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축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내에서 여행업체를 운영하는 K씨는 “제주도내 여행업체가 영세하다 보니 자금력이나 영업력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도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도내 여행업체들이 모객여행사로부터 지상비를 받지 않고 오히려 송객수수료를 지불하면서 관광객들 모집하는 비정상적 거래가 형성됨에 따라 송객수수료를 만회하기 위해 여행일정 중 쇼핑업체 등을 방문해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제주지역에 개별관광객 수용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여행사 경쟁력 강화를 통한 단체관광의 고부가가치화, 지역상권과 중복이 없는 쇼핑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국인 단체관광은 커미션 수취를 위한 쇼핑 위주의 관광을 지양하고 자연환경을 활용한 승마·골프·기타 체험관광 등의 고급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매일 김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