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기업 만남 ‘2014 도민 행복 일자리 박람회’
도내 최대 일자리 박람회 명성 걸맞게 ‘인산인해’
쌀쌀한 날씨 무색케 한 참가자 취업 열기 ‘후끈’
도내 최대 일자리 박람회 명성 걸맞게 ‘인산인해’
쌀쌀한 날씨 무색케 한 참가자 취업 열기 ‘후끈’

구직자들의 얼굴에는 취업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자신의 옷매무새를 한 번 더 가다듬고 면접 부스 안으로 들어서는 표정에서는 비장함 마저 감돌았다.
현장 면접이 취업의 당락을 좌우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기해 대답했다.
구직자들은 면접을 마치고서도 한참 동안이나 부스 주변을 맴도는가 하면 혹시나 면접에서 실수한 건 없는지 되짚어 보기도 했다.
제주도 주최로 6일 오후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2014 도민 행복 일자리 박람회’ 현장. 도내 최대 일자리 박람회인 만큼 박람회장은 구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넥타이를 맨 청년부터 중장년층 구직자들까지. 이들은 손에 서류를 들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이 부스 저 부스를 오갔다.
최근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졌지만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좁디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한 움직임으로 박람회장 안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도민 행복 일자리 박람회는 제주YWCA 청년일자리지원센터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 제주시니어클럽, 희망리본본부,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주관으로 열렸다.
또 제주대학교 LINC사업단과 제주상공회의소, 중소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 제주사회적기업경영연구원, 제주직업훈련협의회, 제주하나센터,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 등이 후원했다.
일자리 박람회는 경력 단절 등으로 취업난을 겪고 있거나 취업 경험이 없는 중장년층과 북한 이탈 주민 등 취업애로계층을 비롯해 일반 구직자와 기업체를 연계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람회에는 현장 채용 51개 업체와 간접 채용 34개 업체 등 지역에서 모두 85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있는 도외 업체 8곳도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롯데마트 제주점 인사 담당자는 “일자리 박람회를 계기로 채용된 분들이 이미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다들 잘 적응하고 있다”며 “올해도 많은 분이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은 이력서를 쓰는 법부터 면접까지 인사 담당자에게 사뭇 진지하게 질문을 하며 상담을 받았다.
현장 면접을 보고 나온 최모(23)씨의 표정은 한껏 밝았다. 그는 “군 제대 이후 취업을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면접에서 인사 담당자로부터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생각보다 다양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며 “도내에도 충분히 튼실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처음부터 100%를 찾는다면 당연히 취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을 보는 게 아니라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재은(21·여·제주국제대학교 경찰행정학과)씨는 “대학 1·2학년 재학생들이 취업난에 대해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허씨는 이어 “현재 전공을 살리기 위해 경호 업체 부스에서 면접을 볼 생각”이라며 “재학 중에 채용이 확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다시 일자리를 찾으려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취업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부부가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일할 기회만 준다면 시간제 일자리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홍순덕(64·여·)씨는 “환경미화원을 20년 동안 하다가 5년 전에 그만뒀다”며 “지금은 집에서 어린 손자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취업해서 용돈이라도 벌 생각에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몇 군데 부스에서 면접을 봤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복심(56·여)씨도 박람회장에서 희망을 봤다. 현장에서 바로 채용되지는 않았지만 “열정이 남달라 검토 후 연락을 주겠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런가 하면 북한 이탈 주민인 박모(30·여)씨는 현장 면접을 통해 한 돈육·수산물 가공 업체에 채용되기도 했다.
박씨는 “그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힘들었는데 취업에 성공해 기분이 좋다”면서도 “북한 이탈 주민을 채용하는 업체가 적은 것은 다소 아쉽다”고 털어놨다.
박람회장에는 기업별 채용 부스 외에도 이력서·자기소개서 컨설팅, 증명사진 촬영, 메이크업 및 컬러 진단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돼 구직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따라 증명사진 촬영 부스에서 무료로 사진을 찍고 곧바로 이력서를 작성한 뒤 면접을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야외에서는 제주도 고용센터와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제주수눌음일자리지원센터 등이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아울러 제주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이 안마 서비스와 혈압·체성분 검사 등 다양한 체험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