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주 재선충병 방제 포기했나
정부, 제주 재선충병 방제 포기했나
  • 제주매일
  • 승인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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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주도의 소나무 재선충 방제 사업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만약 재선충 완전 방제를 포기했다면 솔직하게 그것을 말해야 한다.

정부가 제주도의 소나무 재선충 완전 방제를 포기 하지 않았다면 올해 방제비를 국비에서 한 푼도 지원하지 않을 리가 없다. 소나무 재선충의 완전 방제는 산림보호 사업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이기 전에 국가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 제주의 재선충 방제 예산 총147억 원 중 지방비 80억 원만 확보 됐을 뿐, 국비는 한 푼도 내주지 않고 있으니 방제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만약 산림청 등 정부 부처가 국가사업이기도 한 제주의 소나무 재선충 완전 방제 사업을 정책 변경으로 포기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고 예산지원만을 끊었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다.

제주도는 전국에서도 재선충이 가장 창궐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11만 명의 인력과 447억 원의 예산을 투입, 15명의 사상자까지 내면서 고군분투, 54만5000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했지만 재선충을 완전 추방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제주도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국비와 지방비 218억 원을 투입, 고사목 27만3000그루를 베어내 소각·매몰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올해 국비 지원마저 끊겨 벌써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비 지원에 관한 한 올해뿐이 아니다. 제주도는 정부의 내년 예산에도 산림병해충 방제비로 138억 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 또한 믿을 수가 없다.

지금도 제주도 산야에는 소나무 재선충 고사목 제거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인력부족으로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도리어 지난해 재선충과의 전쟁 열기만 못하다. 그 원인이 예산 부족 탓이다.

정부는 솔직해야 한다. 재선충과의 싸움을 포기하라고 제주도에 통보를 하던지, 재선충 방제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 올해는 물론 완전 방제 때까지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 주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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