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해 원서 냈겠나" 'S라인' 내정설 사실화 분위기

출범이후 산하 기관장을 비롯한 각종 인사에서 ‘마찰음’을 일으킨 원 도정이 결국, 인적 자원의 난맥상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병립 예정자의 경우 민선 5기 우근민 도정 당시 제주시장을 지낸 인물이어서 “전임 도정에서 제주시장을 했던 사람이 바뀐 정권의 공모에 스스로 나섰겠느냐”라는 ‘내정설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김 예정자를 포함해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3명이 ‘공교롭게도’ 모두 원희룡 지사와 같은 고교 출신이라는 점과 김 예정자가 지난 선거에서 원 지사를 지지하며 새도정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이력 등을 볼 때 원 도정의 ‘협치’가 앞으로 나아가는 형태가 아닌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정치권과 시민단체들도 김 전 시장이 차기 제주시장 예정자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5일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특별자치도당은 “(김 예정자가) 줄 세우기, 편 가르기의 잘못된 관행을 만들어낸 이른바 ‘제주판 3김’의 한 축으로 불리는 전직 지사의 핵심”이라며 “시장 재직을 통해 검증이 끝난 인사의 재등용이라는 점에서 이는 명백한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S라인’이라는 말이 공식 석상에서 회자될 정도로 원 지사 측근의 인사개입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며 “원 지사와 같은 고교 동문이 마치 등용의 전제인 냥 도민들에게 의혹마저 사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고작 우근민 세력과 협치하겠다는 것이냐”며 “인사 협치를 위해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방안도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논평을 통해 “원 지사가 내세운 협치가 제주 미래와의 협치가 아닌 ‘기득권 세력과의 협치’, ‘과거 세력과의 협치’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장이 아닌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을 통해 인사 협치를 이뤄내는 방안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원 도정의 인사 난맥이 되풀이되며 제주시장에 적격한 인물인가는 포기하고 이제는 청문회 통과가 유일한 목적이 됐다”며 “협치의 의미보다 어찌하면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애처로운 꼴로 전락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이어 “구세력들이 나눠 먹기식으로 인사를 내정하는 행태가 반복되는 한 원 도정의 인사는 참극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며 “원 도정은 당장 (김 예정자의) 내정을 철회하고 진정한 협치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인물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도민 사회의 반대 여론이 높은데다 김 예정자가 과거, 여당과 야당을 오가는 ‘정치 철새’와 같은 모습을 보인 전력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예정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인사 청문에서 ‘순조로운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김 예정자에 결정과 관련 “제주시장을 역임했고 제7·8대 제주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한 경험과 그간 지방행정분야에서 체득한 전문지식을 토대로 시민과 원활히 소통하며 제주시정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제주매일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