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1000만시대 기여
그외 사업 조직 재정 ‘문제’
부설연구소 1년만에 폐소
잘못된 사업탓 경찰수사
재원부족 독자마케팅 ‘꿈’

제주관광공사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 도민사회의 관심과 지원, 배려 속에서 제주관광 진흥 지방공기업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제주관광 1000만 시대’를 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제주관광산업의 대표기관으로서 제주관광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갈 장기적인 정책 제시가 부족하고 재정 자립도도 미흡해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도 여전한 상황이다.
▲메가투어리즘 시대 기여
그동안 제주관광공사는 제주도관광협회 등과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233만명을 포함해 국내·외 관광객 1080만명을 유치하는 데 기여했다.
중국과 일본 등 핵심타깃시장 외에도 동남아, 러시아 등으로 ‘제주관광 해외영토’ 확장을 추진하는 등 신규시장 개척에도 주력해 왔다.
특히 수요 확대 등을 위해 골프, 웨딩, 승마 등 고부가가치 상품개발과 1000만 관광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수용태세 혁신을 위한 경쟁력 강화사업도 지속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여기에 지질공원 활성화, 융복합형 마이스(MICE) 신성장동력 발굴, 문화관광콘텐츠 사업과 지원, 말산업을 기반으로 한 제주형 로하스(LOHAS) 마이스 상품 육성 등 제주의 브랜드 가치와 세계관광 트렌드를 반영한 제주형 창조관광에 나서고 있다.
▲질적 성장 정책 제시 미흡
성과의 이면에는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획기적인 관광정책이나 장기적인 제주관광산업의 발전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부설연구소와 관광개발사업단 폐지가 하나의 예다.
우선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7월 국책연구기관을 제외하고는 최초로 정부의 인가를 받은 부설연구소를 열었지만 최근 경영혁신작업 과정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설연구소는 제주관광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관광현장의 문제점을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관광 R&D 기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했고 개소 1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대신 연구소가 하던 업무를 경쟁력강화처로 이관해 지속적으로 업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또 2012년 초 사업다각화를 이유로 잠정(한시)직제로 운영돼온 관광개발사업단(제주도 파견 2명, 공사 직원 1명 내외)은 관광개발이 아닌 부동산 임대사업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지적을 받더니 최근 제주도 정기인사 과정에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당초 관광개발사업단은 관광개발사업의 기획 및 시행 등을 위한 컨설팅, 관광개발 전략수립 및 시행, 관광개발시장 조사 및 관광개발 사업 정책 연구 등을 위해 만들어졌었다.
특히 최근에는 공유재산 매입목적을 무시한 채 노형동 랜드마크형 복합건물 신축사업을 추진해오다 감사에 적발돼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기에 이르렀다. 2012년 제주시 옛 노형파출소 부지를 매입해 ‘관광안내센터 운영 및 옥외광고탑 수익사업’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사업목적과 다르게 호텔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갖춘 상업용 대형 건물 신축사업을 추진하다 들통난 것.
감사위원회는 제주도가 일반재산으로 관리하는 토지와 건물을 관광안내센터 운영 및 옥외광고탑 수익사업 용도로 사용한다며 매입해놓고 민간투자사업협약을 체결해 애초 공유재산 매입 목적과도 다르고 정관의 목적사업도 아닌 상업용 건물 신축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 제주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제주관광공사는 2012∼2013년에 총 11건 17명의 지방의회 의원을 동행해 국외 출장을 시행하면서 항공료 등 국외 출장비 총 5천여만원을 지원한 사실이 적발되는가 하면
재무회계 업무, 면세점 관리 및 운영과 웰컴센터 시설물 관리 소홀 등도 지적되는 등 방만하게 경영이 이뤄져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형적 조직 인사시스템
조직 역시 문제다.
현재 제주관광사 직원은 일반직과 기능전문직 등 정규직은 정원에 크게 못 미치는 가운데 계약직 비중은 정원을 넘어서며 전체 조직의 약 40%에 달한다.
제주관광공사 정원은 149명(일반직 59명, 기능전문직 50명, 계약직 40명)이다. 하지만 현재 인력은 129명(일반직 38명, 기능전문직 44명, 계약직 47명)에 불과하다. 처장급인 3·4급(기능전문직 포함)은 정원이 11명이지만 6명, 파트장(팀장급·5급) 직제는 최근 없앴지만 25명 정원에 17명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제대로 된 인사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직원들의 잦은 퇴사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끼워 맞추기 식의 인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내부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례로 모 직원은 최근 1년 새 4차례나 자리를 옮겼는가 하면 A부서는 최근 4개월 사이에 5명이 퇴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B부서인 경우 잦은 야근과 업무부담으로 상당수의 부서원이 퇴사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잦은 인사는 조직 및 부서운영의 정상화를 어렵게 하는 만큼 내부인사지침 개선을 통해 정기인사 준수 및 인사관리로 조직 안정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제주관광공사는 경영혁신을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내부조직을 현장중심형으로 개편키로 하고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큰 기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중론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짧은 연륜으로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조직 쇄신과 혁신을 통해 경영효율을 극대화 해 제주관광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는 공조직으로서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원’내국인면세점 기대이하
JDC와 ‘밥그릇싸움’도…대책 절실
조직도 문제지만 재원이 턱없이 부족, 주력 업무인 독자적인 마케팅 업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관광공사는 재원 확보를 위해 내국인 면세점을 설립, 첫해 1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0년 354억원, 2011년 422억원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2년에는 410억원에 그치며 개점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반전 했지만 큰 성장은 이뤄내지 못했다.
물론 흑자경영이라는 성과는 거두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공사의 면세점 수익으로 투입되는 마케팅 사업 예산은 매년 15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 증가 대비 매출액이 정체돼 왔다는 것은 세밀한 단·장기적 전략 수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에는 서귀포시 성산항 내국인면세점 운영 주체를 두고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갈등을 빚더니, 최근에는 제주공항 인도장과 JDC 간이매장 위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까지도 연출했다.
결국 재원확보를 위해 시내 면세점 진출에 눈을 돌렸고,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단 최근 정부가 소비활성화 차원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요 지역에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하기로 하면서 시내 면세점 진출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제주를 비롯해 서울, 부산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의 독과점 운영에 따른 관광 수입의 역외 유출을 막아 제주 관광 발전에 재투자 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사의 유일한 수익 사업인 면세사업 제도 개선과 함께 시내 면세점 진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