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수십만원 7년째 기부
자영업자 나눔문화 확산 앞장
“가게 운영을 그만둘 때까지 기부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도내 착한가게 1호점인 바위수산 김명희(44) 대표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중소 규모의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착한가게는 매달 3만원 이상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바위수산은 2008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 캠페인에 참여했다. 바위수산을 시작으로 도내 착한가게는 현재 949개로 늘었다. 김 대표가 착한가게를 통한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에 물꼬를 튼 셈이다.
제주시 연동에 소재한 바위수산은 농수축산물 도·소매 및 택배 업체다. 김 대표는 결혼 후 20대 때인 1994년 바위수산을 창업했다. 영업 초기엔 수산물을 취급하다 판매 품목을 점차 늘렸다.
김 대표는 “삼치와 고등어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겁도 없이 수산물 판매업에 덤벼들었다”며 “남들이 업신여기고 힘든 업종이라 부모들과 친구들이 말렸지만 생활고를 타개하기 장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영업 후 3년 정도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고전했으나 이후 단골이 조금씩 늘면서 사업이 자리가 잡혔다고 한다.
생활이 안정되자 그는 남을 돕는 일에 눈을 돌렸다. 생선 재고를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하는 것으로 나눔 실천에 나섰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마음이 있어도 물건을 선뜻 내주지 못했지만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재고 기탁은 받는 상대방이 필요치 않을 수 있고. 보관상 문제도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현금 기부다. 때마침 제주공동모금회가 착한가게 사업을 추진하던 터라 기회가 됐다. 추석과 설 명절에 현금 기탁을 할 요량으로 공동모금회를 찾았다가 착한가게 참여를 권유 받고 가입했다. 그는 경영상황에 따라 액수엔 차이가 있지만 매월 수십만원의 기부금을 7년째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착한가게에 가입하면 자신의 능력에 맞게 부담이 없는 수준에서 손쉽게 나눔에 참여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기부금 집행이 투명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착한가게 모임인 착한가게나눔봉사단 부단장을 맡아 자영업자 ‘나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또 ‘재일제주인 1세대돕기’ 특별모금에도 올해로 4년째 동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장사를 하다보면 어려울 때도 있지만 조그마한 기부를 할 수 없다는 건 핑계로 생각된다”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해 더 많은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한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