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투자사업은 '기본'
상업용 부동산까지 눈돌려
표준비 공시지가 끌어올려
임대료 상승 자영업자 타격
중국인들이 제주지역의 대규모 투자사업 이외에도 시내 호텔, 식당, 쇼핑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도 대규모로 사들임에 따라 제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도 상승하면서 자영업자 등 도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제주도 표준지의 전년대비 공시지가도 2010년 0.43%에서 2014년에는 3.10% 상승했다.
이에 따라 결국 땅값·임대료 상승 등으로 피해는 내국인(제주도민) 자영업자 등에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제주시내에 호텔과 쇼핑센터, 식당 등 상업용 부동산도 중국자본이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임대료 상승 등 상권을 어지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열린 중국자본 관련 세미나에서도 제주시지역 M호텔, E호텔, I호텔 등 10여개 호텔 및 상가 등이 중국인에게 넘어간 것으로 지적됐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신제주 지역에 중국인관광객이 몰리면서 중국 자본은 물론 국내 자본까지 투자대상 물색에 나서 건물과 토지 가격은 최근 3년사이 큰 폭으로 올랐고, 덩달아 상가 임대료와 권리금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울러 시세보다 더 높게 웃돈까지 주며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명식당과 호텔 등은 중국인에게 팔렸다는 소문마저 나돌아 신문광고와 현수막 등을 통해 해명에 나서는 ‘기이한 현상’까지 연출되고 있다.
제주시 연동 신제주 지역의 대표상권인 ‘바오젠 거리’. 이 곳은 원래 대학생 등 도민과 내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거리였으나 2011년 중국의 바오젠그룹 사원 1만2000여명의 제주 방문을 기념해 우근민 도정 당시 제주도가 ‘바오젠 거리’로 이름을 바꿨다.

광고·현수막 등 통해 '매각 소문' 해명
금융권 특화 점포 운영 중국 자본 유치
주변에 신라면세점과 대형 호텔들도 즐비해 내국인보다 중국인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중국인들이 붐빈다. 상가들의 간판은 대부분 중국어로 표시됐고, 최근에는 중국어로 불법행위 단속 표지판도 세워졌을 정도다.
이처럼 중국인들이 몰리고 바오젠거리·신라면세점 주변 상가의 부동산 매입과 소문가지 더하며 임대료가 50~100% 넘게 오른 곳도 많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바오젠 거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K(37)씨는 “건물주가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임대료가 50% 넘게 올랐다”며 “그동안 투자한 게 아까워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지금까지 남아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지역 공인중개사 H(33)씨는 “중국인들의 투자로 부동산 실거래가가 상승해 공시지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자본의 투자로 인해 주요 상업지역의 시세가 오르고, 덩달아 상가 임대료도 오르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자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몰리면서 금융권들도 최근 신제주 지역에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은행과 농협, 외환·우리·하나은행 등은 중국인 직원을 배치하는 등 중국자본 유치에 나서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혈세를 투입해 조성한 바오젠거리에 중국자본이 들어오며 기존 영세상인들이 쫒겨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영세상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자본과 관련 지난 9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오대원 한남대 교수는 “중국자본 유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자본출처의 투명성을 확인하고 제주경제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양질의 자본인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우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매일 김승범 기자]